대한적십자와 녹십자 간 혈액백 입찰 담합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사진)은 22일 적십자사 국감에서 박경서 회장에게 “혈액백 입찰을 둘러싼 적십자-녹십자 간 관계는 동맹을 넘은 담합관계로 보인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죄가 없다고 해도 이걸 보면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사실상 담합을 인정하는 듯 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신 의원은 “적십자는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가 혈액백 입찰에 참여하려 한다는 사실을 늦어도 2013년에는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후 입찰공고때마다 입찰조건이 자꾸 변동돼 결국에는 녹십자MS 등 국내기업만 낙찰됐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대한적십자사 감사실에서 작성한 ‘민원조사 보고서: 혈액관리본부 혈액백 구매계약 관련’에 따르면, 적십자는 혈액백 입찰을 준비할 때마다 기준을 납품실적 연간 13만유니트 이상으로 제한하고, 국내제조시설 생산제품으로 제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요건을 보면, 녹십자MS 등 국내기업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에 대한 입찰제한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관련해 신 의원은 “최근 10년간 혈액백 계약현황을 보면 녹십자MS가 계약 때마다 약 100억 원 규모로 낙찰을 받았는데 이것도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질의하자, 박 회장은 “전혀 죄가 없다고 해도 이걸(질의내용을) 보면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신 의원의 문제제기에 동의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혈액백 품질논란이 더 이상 없도록 감사를 실시해 대국민공표하고, 특정기업에 대한 배제의혹이 없도록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투명성 강화방안을 보고하라”고 요구하자 박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