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3조1170억 원을, 전범기업에는 1조5551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는 과거보다 더욱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국민연금공단의 사회적 책임 투자 의식에 비판이 나온다.
23일 오전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가 여전하다. 왜 안변하나. 올해 3월 기준 3조1170억 원 가량 투자를 했고, 이는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6년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음에도 왜 투자금이 늘어났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성주 이사장(사진)은 “책임투자 활성화 용역은 마쳤지만, 본격적인 시행은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남 의원이 “오히려 투자가 증가하지 않았느냐”며 거듭 질타하자, 김 이사장은 “실무적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실무 대응 조직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투자 결정을 하기 때문에 공단에서는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일본 전범기업 투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의원은 “전범기업 투자도 줄지 않고 있다”며 “6개월 사이 2개 전범 기업에 더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인 10만 명을 강제 징병한 미쓰비시 계열사에 대한 투자가 더 늘렸다. 왜 (책임투자에 대한) 변화가 없느냐”고 목소릴 높였다.
김 이사장은 거듭된 질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범 기업의 투자 배제에 대해 토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며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 배제는 국민연금 투자 원칙에 대해서도 정해져야 하지만, 소홀한 측면이 있어 이를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