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의 폭행 사태를 규명해 달라는 취지의 국민 청원에 2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동참해 정부 관계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관련 청원이 5일 만에 20만 17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며 “꼭 누군가를 살해 해야만 처벌을 받느냐”고 지적했다. 20만명을 넘긴 청원은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한 달 내 공식답변을 받을 수 있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리더 이석철은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속사 미디어라인의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2015년부터 4년 동안 지속적으로 폭행·협박을 당했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방조·교사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친동생이자 팀의 베이시스트인 이승현은 이로 인해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문영일 프로듀서의 폭행은 인정하면서도 김창환 회장 등의 방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러자 이석철 측은 언론을 통해 김창환 회장과 이석철의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 폭행으로 난 상처 등을 공개했다. 김창환 회장은 해당 녹취 파일은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면서 “과장된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석철·이승현 형제 측은 지난 22일 법률대리인의 도움을 얻어 서울지방경찰청을 통해 관련 인물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문영일 프로듀서를 상습 및 특수 폭행, 김창환 회장을 폭행 방조, 이 모 대표와 미디어라인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폭행에 사용된 철제 봉걸레 자루도 증거 물품으로 제출했다.
폭행 사태가 알려진 뒤 더 이스트라이트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이석철·이승현을 제외한 나머지 4인 멤버들도 미디어라인 측과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앞으로 진행될 법적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그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되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