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가습기 살균제 독성실험 엉뚱한 물질로 진행돼”

이정미 “가습기 살균제 독성실험 엉뚱한 물질로 진행돼”

기사승인 2018-10-24 17:37:35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독성실험이 엉뚱한 물질로 진행됐지만, 환경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이정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4번의 동물실험 모두 ‘가습기메이트’의 원료 물질인 SKYBIO FG로 독성시험하지 않고 SKYBIO FG에 들어 있는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로만 시험한 것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는 외면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가습기메이트와 SKYBIO FG 등이 판매 중지돼 CMIT, MIT로 독성 실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메이트 제품 18개, SKYBIO FG 3개 확보하고 있었으며, 이를 2016년 10월에 환경부에 이관했다. 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는 추가로 4개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처음 실행한 가습기메이트 독성실험은 CMIT, MIT로 이뤄졌으며, 독성을 확인할 수 없는 실험조건(한 가지 농도로만 실험)으로 실험했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질병관리본부에 여러 차례 추가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이 또한 무시됐다.

게다가 2015년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가 독성시험을 MIT로 진행했을 뿐 아니라,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국정조사 때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CMIT, MIT로 독성시험을 진행한 것도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최근 한 언론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같은 폐 섬유화가 반려동물에서도 나타났다는 보도를 했다”며 “이는 정부가 실시한 흡입독성 실험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SK케미칼과 애경 등은 동물실험에서 흡입독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내세우고 있다. 임상 결과와 동물실험 결과가 다르더라도, 사람에게 분명한 피해자가 확인됐다면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질병관리본부가 SKYBIO FG로 시험하지 않은 이유, 질병관리본부가 제품을 5년이 지난 뒤에 환경부에 이관한 이유 등을 조사해야 한다”며 “SK케미칼은 SKYBIO FG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SKYBIO FG 생산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검찰이 이를 압수해 흡입독성 시험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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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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