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과 청소년을 향한 성폭력 범죄가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 활용은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25.4와 1만. 전자는 매일 성폭력 피해를 입는 아동과 청소년의 숫자이고, 후자는 지난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이들의 총합이다. 지난 2013년 이후 14만 명의 가해자가 14만 명을 넘는 이들에게 성폭력을 휘둘렀다. 피해자의 행렬 속에는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이 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성폭력 범죄가 거주하는 공간, 생활하는 공간 등 어디에서든 항상 발생하고 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뼈아픈 지적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성폭력 범죄가 발생한 장소를 보면 송 의원의 지적에 수긍하게 된다. 성폭력 범죄는 주로 서울·경기·인천에서 아파트와 주택, 노상, 숙박업소와 목욕탕 등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
같은 해 아동과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앞서 거론한 것처럼 1만 명에 달한다. 미취학아동과 12세 미만, 즉 초등학생 피해자도 1261명이었다. 이들은 매일 3.5명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송 의원은 “성폭력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극악한 범죄”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취학아동 및 초등학생 등 아이들에 대한 성범죄 예방 및 치유 대책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한 실정.
물론 아동성폭력 및 친족성폭행 등 복합성외상 피해 대상자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관련해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은 “복합성외상 피해 대상자들은 섬세한 접근과 치유방법이 지원되어야 하지만, 현재 검증되지 않은 치유프로그램 사용으로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으며, 복합성외상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고자 개발한 치유프로그램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