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된 그룹 아이즈원(IZ*ONE)이 29일 정식 데뷔합니다. 이날 오후 6시 첫 번째 미니음반 ‘컬러라이즈’(COLOR*IZ)를 내고, 오후 8시부터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있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기념 공연을 여는 것인데요. 방송가에서도 이들을 맞을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미 JTBC ‘아이돌룸’,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 예능 프로그램 녹화를 마친 상태고, 음악 방송에도 출연할 예정이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KBS2 ‘뮤직뱅크’ 측이 지난 26일 방송에서 아이즈원의 데뷔 무대를 예고한 뒤부터, 이들의 출연이 정당한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시작된 겁니다.
아이즈원의 출연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본인 멤버(미야와키 사쿠라, 혼다 히토미, 야부키 나코)의 전적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본 유명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싱한 AKB48 멤버로 활동했는데요. AKB48의 행보가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을 미화했던 우익 세력을 옹호한다는 주장이 불거진 겁니다. AKB48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공연을 하거나, 단독 공연에서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던 것,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기미가요를 제창한 것 때문이죠.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는 일본의 아베 총리와 각별한 사이라고 알려지기도 했고요.
반면 아이즈원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AKB48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공연한 것과 그중 한 멤버가 욱일기 의상을 입은 건 맞지만, 아이즈원의 일본인 멤버들은 문제가 된 무대에 오른 적 없다는 겁니다. 기미가요는 일본의 국가이고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당시 지상파 방송에서도 송출이 됐으므로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고요. 한술 더 떠,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팬들도 있습니다.
사실 아이즈원을 둘러싼 우익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프로듀스48’이 방송하기 전에도 AKB48의 우익 논란이 뜨거운 감자였죠. 당시 김용범 엠넷 국장은 AKB48이 소속된 AKS에 대해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는데요.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우익 논란이 있지만 모든 것은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요. 하지만 여전히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을 보면, ‘프로듀스48’이 내세운 ‘대화’ 전략이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논란을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뮤직뱅크’ 사태를 낳은 것이고요. 김 국장이 말한 ‘정치와 이념을 넘어선 창구’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