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해 3분기 7년 만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철강업계 ‘맏형’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현대제철 역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통상임금’ 소송 패소 여파로 적자 위기에 직면했다. 업계 3위 동국제강도 각종 악재에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3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011년 이후 최대인 1조5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0%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 늘어난 16조4107억원, 당기순이익은 16.7% 상승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5분기 연속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PT.크라카타우 포스코(PT.Krakatau POSCO) 가동 이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이다. 지난 2분기 실적이 저조했던 포스코에너지를 비롯한 국내 주요 계열사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3분기 실적 개선의 견인차 구실을 해낸 결과다.
반면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3분기 적자 전환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26일 현대제철의 3분기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2341억원, 영업이익 37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6%, 10.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 상으로는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문제는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번달 현대제철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6800여명의 현대제철 노동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 재판에서 일부 패소했다. 소송으로 인한 재무적 영향은 지난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이에 더해 판결 내용을 현재 현대제철에 제기된 관련 소송 전체로 확대 적용하면 회사가 자체 부담할 금액은 3500억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761억원, 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이익이 1929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일회성 비용인 3000억원대 금액이 반영될 경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철강업계 3위인 동국제강도 각종 악재에 우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증권가에서는 동국제강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500억원대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런 전망은 동국제강이 반제품을 만들지 않고 완제품만을 생산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반제품을 생산하는 포스코·현대제철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한 반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반면 반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동국제강은 가격 상승분을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실제 전극봉, 바나듐 같은 철강 부재료의 가격은 지난해 대비 5배가량 급상승했다. 하지만 동국제강이 판매하는 철강재의 가격에는 원가 상승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철강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 4분기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제철 통상임금 소송 패소 같은 경우 일회성 비용으로 업황과는 무관하다”고 진단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