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51) 경남도지사의 첫 공판에서 ‘드루킹’ 김동원씨의 측근이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프로그램 작동 모습을 보여줬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드루킹의 측근인 박모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11월 사무실로 찾아온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프로그램 작동 모습을 보여줬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오후 드루킹 일당의 파주 사무실에 방문했고, 그날 드루킹과 측근 우모씨가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작동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박씨는 김 지사 앞에서 화면을 띄우고 스크롤을 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드루킹도 댓글 작업 결과를 김 지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제가 바빠서 늦게 (작업 결과를) 보고하면 드루킹이 ‘빨리 보고하고 자야 하는데 뭐하느냐’고 질타했고, 수시로 ‘김경수 의원에게 보고할거 없냐. 정보좀 취합해봐’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김 지사 측은 박 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면 반박했다. 

김 지사의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진행하기 전에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제출하며 “드루킹이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공통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지시에 따라 공범들도 허위 내용을 진술했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산채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기억이 없는데도 기억나는 것처럼 진술하는 것이 너무 많다”며 “이들이 필요에 따라 일부만 진실을 이야기하고, 또 자신들의 말을 진실처럼 믿게 하기 위해 일부는 거짓말했다고 자백까지 하며 전략적으로 말을 바꾸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