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강서구 살인사건’ 유족 “경찰의 신변 보호 없었다”

[2018 국감] ‘강서구 살인사건’ 유족 “경찰의 신변 보호 없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 “유족들 공포 질린 모습 고통스러워…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노력할 터”

기사승인 2018-10-30 16:10:24

‘강서구 살인사건’의 유족이 “경찰로부터 보호 및 격리 등 신변보호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및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족은 참고인으로 출석, 여야 여가위원들의 질문에 그간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다음은 여야 위원-유족 간의 일문일답.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경찰로부터 보호나 격리 등 도움이 받은 것이 있나.

▶유족=“실질적인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

▷송 의원=신변보호가 없었다는 건가.

▶유족=“그렇다.”

▷송 의원=(친부에게) 양육비 지원은 받았나.

▶유족=“한번만 받았고 그 이후에는 없었다.” 

▷송 의원=지금도 피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못할까봐 두렵나.

▶유족=“가족들 모두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송 의원=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족=“지속적인 가정폭력과 사회의 방관의 결과인 이번 사건 이후 제2, 3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 달라. 피해자 가족 신변 보호를 위한 법제정을 마련해달라.”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청와대 게시판에 ‘아버지를 사형시켜달라. 다음차례는 우리다’고 올렸다. 이유는 무엇인가.

▶유족=“우발적, 심신미약으로 감형돼 출소해 가족들에게 보복할까봐 두려웠다. 평소에 본인은 6개월만 살다나오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정 의원=평소에도 그런(폭력적인) 행동이 잦았나.

▶유족=“가족 모두에게 살해협박을 하고 폭력을 가했다.” 

▷정 의원=기억나는 사례를 말해 달라.

▶유족=“2015년 2월 재미있는걸 보여준다고 해서 집에 모이라해서 이모 등 가족 모두가 모였는데, 엄마가 얼굴에 주름이 없을 정도로 맞아 부어있는 상태였다. 보복이 두려워 가족들이 전혀 신고를 하지 못했다. 칼을 들고 죽이겠다고 했다. 보다 못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정 의원=경찰은 ‘이전에 신고한 적이 없고 주거지가 일정하다’는 이유로 불구속했다. 당시 피해자(어머니)의 상태가 어땠나. 병원치료를 받았나

▶유족=“(어머니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맞아서 가라앉고 피멍 투성이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 의원=가족이 말릴 수 없었나.

▶유족=“말릴 수 없어 참다못해 신고한 것이다.” 

▷정 의원=이후 여러 차례 피해 다녔는데 어떻게 위치가 알려지게 된 건가.

▶유족=“흥신소를 통해 동생의 뒤를 밟거나 차량에 GPS를 부착해서 엄마의 동선을 파악하기도 했다. 가족관계 증명서 등 서류를 통해 (피해자를 비롯한 가족 위치) 정보가 유출됐다고 본다.”

▷정 의원=2015년 2월 신고를 받고 나서 경찰이 피해자를 비난했다던데.

▶유족=“경찰에 신고했지만 가해자는 2시간 만에 풀려났다. 용기내서 신고했지만 무시를 당했다.” 

▷정 의원=(가해자는 풀려나서) 어떤 행동을 했나.

▶유족=“집기를 부수며 엄마를 데려오라며 밤새 가족들을 괴롭혔다.” 

▷정 의원=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유족=“그렇다.”

▷정 의원=2016년 두 번째 신고는 어떻게 됐나.

▶유족=“식당 주인에게 도움을 청해 신고를 했다. (가해자는) 흥신소에 의뢰해서 동생 뒤를 밟았고 다음날 집에 찾아와 칼로 위협을 했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어머니에게 ‘처벌을 원하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보복이 두려워서 ‘처벌을 하더라도 강도가 미미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맞다. 실질적으로 가해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이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신고) 어플을 깔고 신고를 하라고 했다. 이후 아버지는 집에 돌아와서 다시 폭력을 휘둘렀다.” 

▷정 의원=국가 공권력이 아무런 기능도 하질 못했다.

▶유족=“이번 사건으로 제2, 3의 피해자가 없도록 실질적인 법 제정과 피해자 신변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법 제정과 개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전혜숙 여가위 위원장=(가해자는) 자식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나.

▶유족=“그렇다. 손을 묶고 때린 적도 있다.”

▷전 위원장=(폭력이) 상습적이었나. 

▶유족=“평소에도 본인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말보다 손이 먼저 올라갔다.”

이날 진선미 장관은 “어제 이모, 이모부, 세 자매와 만났다. 큰 상실을 겪어 슬픔에만 집중하기도 힘들 텐데 이들에게는 공포가 느껴졌다. 그 희생자가 나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떠는 것을 보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의 개별성 때문에 일반화해서 법으로 담기 쉽지 않고 입법화 제도화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이번에는 수십 년간의 폭행 속에서 어렵게 결심을 한 이들이 제도를 선택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열심히 하겠다. 도와 달라”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도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을 활용해) 여가부와 긴밀히 협력해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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