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반려묘에 물렸을 때?

반려견·반려묘에 물렸을 때?

기사승인 2018-11-05 18:49:30

노원구에 사는 김모씨는 얼마 전 산책 나갔다가 동네 개에 종아리를 물렸다. 병원에 가보니 개의 이빨 자국대로 상처가 나서 살이 파였는데 바로 꿰매지 않고 계속 열린 채로 상처를 지켜보며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한다. 개에 물린 상처, 왜 바로 봉합하면 안 될까?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남상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이빨을 통해 무너진 피부 장벽으로 균 침입

교상은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 물려서 생긴 상처를 말한다. 즉, 물려서 생긴 후 열린 상처를 교상이라고 하며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의 증가로 교상의 빈도 역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교상의 원인 빈도로는 개로 인한 교상이 가장 많으며 그 뒤로 고양이, 사람 순이다. 이외에도 뱀에 물리는 교상도 있으며, 최근에는 빈도가 많이 줄었지만 쥐에 물리는 교상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피부는 몸의 안과 밖을 구분 짓는 장벽으로, 외부에서 감염원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교상의 경우, 날카로운 이빨을 통해 피부 장벽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공격주체의 구강내균과 피해자의 피부상재균이 피부라는 장벽을 뚫고 우리 몸 안으로 순식간에 들어오게 된다. 교상 직후, 이로 인한 감염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을 때 패혈증, 파상풍, 광견병 등과 같은 전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때로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또한 구강 내 존재하면서 감염을 일으키는 균들 중 많은 수가 산소가 없으면 더 활개를 치는 혐기균이기 때문에, 상처를 외상 직후 봉합해버리기 보다 열어둔 상태로 소독을 시행하여 감염이 조절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일반 열상처럼 외상 직후 일차 봉합은 대부분의 교상에서 힘들다고 봐야 하고, 교상을 행한 주체에 따라 알맞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교상 치료 과정은?

①봉합치료=먼저 상처를 통해 신경, 근육 또는 인대 등의 연부조직이 다쳤는지 확인해야 하며, 필요 시 국소마취를 시행한다. 이후, 다량의 세척을 통해 세균의 수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지연성 봉합이나 수술적 치료, 소독 치료를 통한 상처의 회복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상처가 깊지 않거나 미용적으로 흉터가 많이 걱정될 경우에는 다량의 세척 이후 바로 일차 봉합을 시행하기도 한다.

②항생제 치료=모든 교상에서 항상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깊은 상처의 경우 교상 이후 항생제 치료는 감염의 위험성을 줄여준다고 되어 있으며 수상 직후 항생제 주사를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후 3~5일 동안의 항생제 치료를 지속해야 하며, 균주의 항생제 감수성이 파악되면 이에 맞춰 치료를 해주면 된다.

③백신 치료= 마지막으로 백신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는 항상 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상을 통해 파상풍, 공수병 등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치료이다. 또한, 인간 교상에서 B형 간염, HIV 바이러스 등이 퍼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에 물렸을 때와 사람에게 물렸을떄

교상 중 가장 흔한 원인인 개에 의한 교상의 대처 방법은 일반적인 교상 응급처치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처를 꾸준히 관리하고,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이전 백신 접종력을 고려하여 파상풍 및 광견병 백신을 주사한다. 단, 환자가 본인의 접종력을 모두 파악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상처를 입은 직후 응급실을 방문하여 진료를 보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교상의 치료방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싸우면서 주먹에 생기는 인간 교상의 상처는 별도로 주의해야 한다. 주먹으로 구강 쪽을 때리다 치아에 찍힐 경우 주먹의 관절 쪽에 교상이 발생하며, 이와 같은 경우 관절낭에 염증을 일으켜 이후 화농성 관절염이나 골수염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손의 기능이 저하됨은 물론, 심하면 절단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싸움의 과정에서 손가락 관절에 발생한 교상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남상현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교상 중 대표적인 것이 개와 인간에 의한 교상이지만 이외에도 고양이, 토끼, 너구리같은 동물에 의한 교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상처는 전반적으로 비슷하지만, 산짐승에게 물렸을 경우 공수병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하고 뱀에 물렸을 경우에는 뱀독에 신경 써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상의 경우 일반 상처보다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경과가 좋지 못하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교상은 원인과 상관없이 칼에 베인 상처와는 다르게 접근하여 치료해야 하며, 사람과의 다툼과 접촉에 의해 생겼든,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에 물려서 생겼든 교상은 칼에 베인 상처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상은 전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외상이며, 교상별로 상이한 접근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하여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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