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나 경쟁보다 매력과 취향에 집중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첫 방송을 앞둔 SBS ‘더 팬’의 이야기다. ‘더 팬’은 유명인의 추천을 통해 소개된 뮤지션이 팬을 모아 겨루는 새로운 콘셉트의 예능이다. 제작진은 “경연의 방식으로 새로운 뮤지션의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누군가의 취향이 담겨 있는 새로운 플레이 리스트를 엿볼 수 있는 장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더 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 김영욱 PD를 비롯해 ‘팬마스터’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 유희열, 보아, 이상민, 작사가 김이나가 참석했다.
‘더 팬’의 제작진은 화려하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의 성공을 이끈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의 김영욱 PD가 기획·연출을 맡았다. SBS의 대표적인 음악 예능을 연출했던 두 프로듀서가 힘을 합친 셈이다. 김영욱 PD는 “1년8개월의 기획단계를 거쳐 다음주에 첫 방송을 앞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 프로그램에 요즘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경향을 반영하고 싶다”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지만, 심사위원이 없는 대신 참가자와 시청자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팬마스터가 등장한다. 유희열, 보아, 이상민, 김이나가 그 주인공이다. ‘더 팬’의 팬마스터는 팬의 마음으로 참여자를 관찰하고 전문가의 언어로 ‘팬심’을 설명한다. 심사는 대중, 참가자를 마음에 둔 팬들의 몫이다. 이날 네 명의 팬마스터들은 자신을 영업사원에 비유했다. 마음을 울리는 취향의 참여자가 무대에 오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홍보하고 응원한다는 것.
박성훈 PD와의 인연 덕분에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했다는 유희열은 “제작진이 새로운 뮤지션을 선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보여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참여했는데, 녹화를 진행해 보니 ‘역시나’였다”고 제작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더불어 “팬마스터에게도 ‘무대에 있는 참가자의 팬이 되겠느냐’는 질문이 주어진다. 참가자에 대한 호감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유희열과 마찬가지로 ‘K팝스타’를 통해 박 PD와 함께 작업했던 보아는 “뻔한 프로그램이 아니라서 선택에 고민이 없었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평가하고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팬의 마음으로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팬마스터의 역할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김이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전문가와 대중의 의견이 엇갈릴 때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 부분을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포맷이라는 점이 끌렸다”며 “연습생을 발굴하는 것은 전문가지만, 스타를 만드는 것은 대중이다. 대중이 어떤 사람을 스타로 점찍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더 팬’의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오랜만에 방송인이 아닌 음악인의 자세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상민은 “팬마스터는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닌, 참가자가 성공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자리다. 제작과 프로듀싱 경험이 참가자들의 가능성을 엿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시즌에는 15명의 뮤지션이 경연 출사표를 던진다. 4라운드의 경연을 거쳐 최종 5인이 선발되면 생방송을 진행해 우승자를 가린다. 제작진은 “참가자가 매력을 발산해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축제의 개념으로 생방송을 꾸밀 예정”이라며 “최종적으로 우승자와 함께 팬클럽이 조명된다면 처음 의도했던 바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더 팬’은 오는 24일 오후 6시25분 첫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