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분기점으로 내연기관차(가솔린·디젤엔진 등)에 대한 환경규제는 세계적으로 본격화될 것이다. 연비효율을 개선해 배기가스의 양은 감소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 늘어날 친환경차(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하이브리드차)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차량 경량화 소재’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최대 복합소재 전시회 ‘JEC ASIA 2018’에 참가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이하 첨단소재), 코오롱그룹 복합소재센터(이하 복합소재센터), SK케미칼 등은 한목소리로 차량 경량화 소재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3사는 내연기관차량과 친환경 차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종류에 도입이 가능한 친환경 첨단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고객사에 홍보했다. 이 행사는 세계 3대 복합소재 전시회 중 하나로 약 40개국 국내외 230여개 복합소재 기업, 연구소,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16일 오전 10시에 방문한 첨단소재, 복합소재센터, SK케미칼 부스에는 바이어들과 전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글로벌 전시회답게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의 차량 경량화 소재와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
첨단소재 부스에는 세계 세계 강화열가소성플라스틱(GMT)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트롱라이트, 슈퍼라이트 소재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현장에 첨단소재 관계자는 “현재 스트롱라이트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외 일반 차량에 많이 도입됐다”며 “튼튼한 것은 스틸과 비슷하고, 무게는 20% 이상 가벼워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부스에는 전기차용 배터리하우징도 공개됐는데, 배터리 모듈을 담아 보호하는 제품으로 타사 제품 대비 20% 이상 가벼운 무게, 손쉬운 디자인 용이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 중이라는 관계자의 설명도 뒤따랐다.
첨단소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복합소재센터 부스에도 많은 관람객이 몰려있었다.
전시 품목 중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복합소재 ‘리프 스프링’(Leaf Spring, 판 용수철)이다.
이 제품은 트럭 등 화물차의 차체를 지지하는 부품으로 차체의 진동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이다. 코오롱은 리프 스프링에 복합소재를 적용해 기존 금속 제품 대비 중량을 50% 이상 낮추고 내구성은 2배 이상 높였다.
코오롱 관계자는 “친환경 차에 도입할 경우 효과가 기대된다”며 “친환경차는 보통 차량과 달리 배터리 같은 핵심 부품이 매우 무겁다. 수치로만 본다면 이 제품 4개를 달면 차량 무게 200kg까지 덜어낼 수 있는데, 자동차가 조금의 차체 경량화로도 수십 킬로 주행거리 증대 효과를 얻는다는 점을 상기할 때 좋은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리프스프링은 이런 우수성을 인정받아 15일 JEC 혁신상(JEC Innovation Award)을 수상받았고, 부스 내에 전시된 리프스프링 옆에 트로피가 반짝이고 있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SK케미칼은 이날 전시회를 통해 자사의 축적된 소재 기술을 통해 개발한 신소재를 선보였다.
다만 기초 소재의 경우 검은색 A4 크기로 벽면에 붙어있는 모양으로 관람을 하기에는 밋밋한 탓인지 전시회장에는 SK케미칼의 소재로 만들어진 자동차 도어(Door), 라디에이터 그릴,(Radiator grill), 리어 스키드(Rear skid), 루프레일 (Roof rail ), 리프 스프링(Leaf spring), 프로펠러 샤프트(Propeller shaft), 디퓨저(Diffuser) 등 SK케미칼 프리프레그가 적용된 7종의 자동차 부품이 전면에 전시됐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우리 부스 메인은 프리프레그(Prepreg) 소재다”며 “이 소재는 철의 1/4 무게로 10배 정도의 강도를 자랑한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연비 절감과 CO2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에 다양한 탄소복합소재 부품을 적용하는 등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량뿐만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복합소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한 소재 전시를 통해 회사의 복합소재 연구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