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아픈데 전에 살던 데는 비알(비탈져서)이었어요. 여기는 복지관이 가까워서 편하네요. 복지관에선 반찬도 해주고, 점심도 거기서 먹고요. 노인네들이 있어서 적적하지 않고, 살기도 편해요. 혼자 사는데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없어요”
올해 82세인 송옥자 할머니는 국가유공자로, 현재 경기 성남 위례 공공실버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공공실버주택은 주택과 복지관을 함께 설치해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현재 164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입주 대상은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으로, 수급자 소득수준의 국가유공자, 수급자 가구, 도시 근로자 평균 50% 이하 등이다. 동일 순위 내세에서는 독거노인이 우선시 된다. 이에 따라 공공실버주택 입주민은 8~90대의 고령 노인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수급자가 75%, 1인가구가 90%를 차지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몸이 아프고 불편한 노인들의 돌봄 사각지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정부는 20일 ‘지역사회 통합 돌봄: 노인 커뮤니티케어’ 추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위례 공공실버주택과 같은 노인 맞춤형 주거 지원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위례 공공실버주택은 노인들의 재가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주택 내 자동 가스차단기, 동작감지센서, 높낮이 조절 세면대 등이 설치돼 있다. 실버주택 1층에는 복지관이 있는데, 복지관은 실버주택 거주 노인 대상 건강·복지·일자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의 주거안정은 물론 노인에게서 발생하고 있는 돌봄 문제를 해소한다는 특징이 있다.
복지관에서는 80대 이상의 고령 노인이 약 80% 이상인 점을 고려해 맞춤형 건강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신경외과, 내외과, 치과 등 정기적인 방문검진 및 상담을 진행하고, 신체기능에 따른 운동프로그램과 치매·우울증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리치료실도 상시 운영한다.
또 입주민에게 효과적으로 복지서비스를 개입할 수 있도록 생활실태조사, 사례관리, 학습지원, 외출지원, 주거안전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노인 대상 급식서비스, 밑반찬 배달서비스, 이불빨래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세대 간 공동체 형성을 통한 ‘노(老)-노(老)케어’ 중심 생활기반도 구축했다. 식사를 매개로 한 독거노인의 유대감 형성 프로그램 ‘심야(心惹)식당’ 등 소그룹 간담회, 집단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 실제로 입주민들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알게 된 이웃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복지관에 알리고, 복지관은 해당 노인의 상황을 파악해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대처하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실버주택 8층 5~6세대의 문은 항상 조금씩 열려있다. 독거세대로 입주했지만 이웃과 형님 하며 챙겨주고, 아우 하며 보듬는다”면서 “어느새 가족 이상의 정으로 남은 삶의 동반자로 함께한다. 사소한 것도 상의하고 함께하면서 지내는 세대가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8층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할머니는 “같은 층에 살고 있는 언니들과 어디서 왔는지, 영감하고는 어떻게 살았는지 옛날얘기를 하다가 친해졌다. 김치도 나눠주고 과일도 나눠 먹고 복지관 내려가서 공기놀이도 한다”고 말했다.
석춘지 위례 복지관장은 “이곳은 공공실버주택과 복지관이 함께 있어 어르신들이 느끼는 문제들을 즉각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지역사회와 연계가 잘 되어 있어서 의료서비스 등 이용도 쉽다”며 “이런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르신들이 요양병원을 가지 않고도 살던 곳에서 계속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이것이 커뮤니티케어가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