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법원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해군 장교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비판하며 군사법원 폐지를 요구했다.
군인권센터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시민단체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고등군사법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고등군사법원은 이날 1심에서 10년형이었던 성폭력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로써 한 함정에서 두 명의 상사가 (부하 여군을) 연달아 성폭행 한 것에 대해 둘 다 무죄 판정이 났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군사법원이 이번에도 성범죄자의 방패가 됐다고 지적, 피해자의 존엄을 짓밟고 가해자를 엄호했다고 강조했다. 또 군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성범죄자에게 끊임없이 면죄부를 주는 군사법원은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이날 해군 A 소령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내렸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관련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공분을 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9일 ‘부하 여군을 강간한 두 명의 해군 간부를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해군 소속 B 중위가 상사 두 명에게 성폭행 당한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심 재판에서 가해자인 A 소령과 C 중령은 실형을 받았으나 항소심 재판에서 C 중령이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피해 여군들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며 “피해자들을 위해 마땅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 소령은 지난 2010년 9월 B 중위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한 뒤 B 대위가 부대로 복귀하자 C 중령은 피해자를 또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