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자’와 배우 박해진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박해진의 하차 이후 불거진 합의서 이행 문제가 허위 사실 유포와 ‘갑질’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사자’는 어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던 한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큰 음모에 휘말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1월 촬영을 시작했으나 PD 교체, 배우 하차, 임금 미지급 등 각종 잡음으로 시끄러웠다.
특히 박해진의 하차를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 애초 박해진은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1인 4역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박해진이 이달 초부터 촬영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박해진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 측은 합의서에 명시된 날짜(10월 31일)까지 성실하게 의무를 다했다고 반박했다. 아무 대가 없이 출연 기한을 연장했는데도 약속대로 촬영이 이뤄지지 않아 하차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운틴무브먼트는 빅토리콘텐츠가 자신의 합의서 불이행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박해진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해진 연락두절’ 등 허위 사실을 자극적으로 배포했다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빅토리콘텐츠는 마운트무브먼트의 관계사인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 측이 ‘갑질’을 했다고 맞섰다.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가 요구한 ‘사자’ 사업권 인수를 자신들이 거부하자, 합의서에 나온 출연 기한을 문제 삼아 촬영을 거부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빅토리콘텐츠는 자신들이 지난 8월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의 황모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자, 황 대표가 박해진의 출연 연장 합의서를 작성해주겠다며 고소 취하를 독촉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가 유선 상으로 ‘합의서에 명시된 출연 기한이 지나도 끝까지 촬영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고도 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지난 9월 여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적인 드라마 제작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조만간 황 대표를 형사 고소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분쟁과 관련해 박해진과 황 모 대표를 분리해 이야기했다. “합의서 이행과 관련한 분쟁은 박해진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와의 분쟁이 아니라 황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박해진과 전혀 무관한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와 당사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