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홈헬스’에 최적화된 나라…건보 제도‧IT 기술 활용 청사진

한국은 ‘홈헬스’에 최적화된 나라…건보 제도‧IT 기술 활용 청사진

마크 바야다 회장 인터뷰

기사승인 2018-11-24 00:13:00

“한국의 건강보험 제도와 IT 기술을 활용하면 ‘홈헬스케어’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

미국 굴지 홈헬스케어 기업 바야다의 설립자 마크 바야다(Mark Baiada) 회장이 지난 14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적 시행을 위한 방안으로 ‘홈헬스케어’와의 연계를 제시했다. 특히 한국의 안정적인 공적보험 시스템과 교통‧IT 기술 등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하면 빠른 시일 내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헬스케어는 의료와 복지를 결합한 맞춤형 재가 돌봄 서비스다. 노화, 만성질환, 장애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가 가정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전문적인 간호와 돌봄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해 사회와 단절되기 쉬운 노인 및 환자의 말벗이 되기도 하고, 식사 준비 또는 장보기, 세탁 등 일상보조를 돕기도 한다. 전문 간호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병원 동행, 복약 지원, 물리치료도 지원된다. 즉 환자와 소통하며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도 언제든 공신력 있는 정보를 묻고 의논할 수 있는 대상자 맞춤 채널인 셈이다.

고령화 선험국인 미국에서 40여 년 간 홈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해온 바야다는 현재 미국 22개 주 328개 지사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000여 명의 서비스 지원 인력과 2만 8000여 명의 의료, 간호, 요양 및 간병 전문 인력을 앞세워 시행하고 있으며, 전문방문간호서비스, 호스피스, 24시간 어르신 요양서비스, 중증만성질환‧희귀질환‧장애우(아동)가정 24시간 간병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는 인도를 시작으로 독일, 아일랜드, 뉴질랜드에 진출했고, 지난 2016년에는 한국에 합작사를 설립했다. 

바야다 회장은 “내 집에 머물며 내 집에서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바람은 미국인만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 욕구이다”라며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고 규제가 다르고 보험 체계도 다르지만, 간호사나 요양사가 환자와 나누는 관계는 완전히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커뮤니티케어는 전 세계적 돌봄 화두인 ‘살던 곳에서 노후맞기(aging in place)’와 일맥상통한다”며 “돌봄이 필요한 이가 자신이 살던 집에서 최대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돕는 홈헬스케어는 커뮤니티케어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헬스케어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에서 국가적 화두로 부상한 ‘노인 의료비’ 절감 효과도 검증됐다. 미국의 경우 10년에 걸친 홈헬스케어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2008년 한 해에만 국가 병원비용이 250억 달러(약 28조 5000억 원) 절감됐다. 환자의 병원 방문 및 입원, 재입원율을 감소시켰고, 환자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줄여 가족으로부터 발생하는 의료비를 감소시켰다.

그는 “미국은 정부가 병원 방문과 전체 의료비를 줄이는 홈헬스케어의 효용과 필요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날로 확대되는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엔 어려움이 있다”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은 미국보다 훨씬 우수한 공적 보험 체제를 운영하고 있어 산업 기회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전향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또 바야다 회장은 “한국은 가장 빨리 홈헬스케어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는 나라다. 우선 좋은 인적 자원이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 교통도 너무 잘 되어 있다”며 “한국의 우수한 IT 기술을 접목시키면 스마트폰으로도 환자 케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야다는 현재 한국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에 한해서만 간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아닌 시설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인력’ 문제도 있다. 질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요양보호사의 무분별한 배출로 인해 ‘홈헬스케어’에 맞는 전문 인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바야다 회장은 “홈헬스케어 시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서비스업’이라는 것이다. 변수가 많은 이 비즈니스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서비스를 일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라며 “이를 위해 직원을 채용할 때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연한 발상과 부지런한 손, 뜨거운 가슴으로 내 가족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음(Think big, Work hard, Shoe love)이 성공의 초석이라 믿으며, 직원들이 회사의 가치를 진심으로 공감하고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국에도 헬스케어 인력 개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런칭해 바야다가 보유한 케어 노하우와 핵심 가치를 교육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편 바야다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감사의 표시로 사재를 털어 직원들에게 2000만달러(약 225억 9000만 원)에 달하는 상여금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내년부터는 자신의 사업을 비영리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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