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의 응급환자를 주야간 구분 없이 이송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닥터헬기’로 불리는 응급환자 이송 전용헬기는 총 6대가 전남, 인천, 강원 등에 배치돼 있지만 중소형인데다 야간 운항은 안전 등을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이국종 교수(아주대병원)는 중증외상센터 지원과 함께 닥터헬기를 통한 응급환자의 야간이송의 필요성을 피력해왔다. 그리고 그 결실이 맺혔다. 보건복지부와 경기도는 지난 5월 7번째 닥터헬기를 아주대병원에 연내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도입되는 닥터헬기의 기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복지부와 경기도, 아주대병원이 협상을 통해 중대형 중고헬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보다 넓은 범위를 담당하며 보다 빠른 도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비용은 복지부가 70%, 경기도가 30%를 부담할 예정이다.
그간 이뤄지지 못했던 야간 운항도 시범사업 형태로나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응급의료정책과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되는 7번째 닥터헬기는 이르면 2월 경 시범운행을 거쳐 3월 정식 운항에 들어가며 시범사업 형태로 야간운항도 이뤄진다.
이와 관련 복지부 응급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이국종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대형 중고헬기도 입찰이 가능한 조건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입찰은 경기도에서 진행하거나 아주대로 사업을 위임해 아주대가 진행하는 방식을 경기도가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야간운항과 관련해서는 “야간운항을 하는 나라가 많지는 않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중증외상진료체계대책을 발표하며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밝혔고, 경기도를 통해 안전성 여부를 판단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최근 닥터헬기 운항을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52억원을 책정하고 야간운항을 위한 지침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헬기 도입에 따른 운항 안전에 대해 이국종 교수는 중앙일보를 통해 “헬기는 부품을 갈면 문제없다. 새것이라고 추락 안하고 중고라고 추락하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새 걸 도입하려면 지금부터 헬기를 만들기 시작해 도입까지 18개월 걸린다. 예산도 30억원 이상 더 들기 때문에 돈을 확보하기도 어렵다”면서 “말이 중고지 지금 타고 있는 것들보다 신형이다. 경찰·소방청·산림청 헬기도 20, 30년 된 게 많다”고 부연했다.
이착륙에 따른 소음민원이나 인계점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이재명 지사가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음민원 때문에 생명을 다루는 응급헬기 이착륙에 딴지거는 공무원이라니…. 더구나 신임지사 핑계까지, 이재명의 ‘생명안전중시’ 도정철학을 이해 못하거나 정신 못 차린 것, 사과드리며 엄정 조사해 재발을 막겠다”면서 의지를 보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