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시 예산, 전액삭감을 국회에서 논의해주세요”

“경북 김천시 예산, 전액삭감을 국회에서 논의해주세요”

한부모 가정 돌보미 예산 삭감 주장한 송언석 의원 국민청원에 등장

기사승인 2018-11-27 21:32:32

송 의원 블로그에도 비난글 쇄도…한때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27일 ‘한부모 가정 돌보미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한 송언석 의원의 지역구 경북 김천시 예산의 전액삭감을 국회에서 논의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얼마 전 국회 예결위 여가부 예산 심사에서 자유한국당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이 한부모 가정 돌보미 예산 전액삭감을 주장하며 예결위를 파행으로 몰고 갔습니다. 이미 여가부에서 16억 삭감안을 제시했고, 직접적인 유관부서도 아닌 기획재정부의 차관마저도 “이 예산이 삭감되면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 고아원으로 가야 한다.”며 호소했지만, 그 의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만 반복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송언석 의원의 재산은 2017년 기준 35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돈이 그렇게 많으신 분이니 당연히 가난한 한부모 가정 아이들의 고통에 찬 울부짖음은 “인정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라며 무시하실 수 있으셨건 것이겠죠? 그리고 그 의원, 61억원 삭감하여 남의 가정에 피눈물 흘리게 해 놓고 본인 지역구에 도로 확장공사 예산 827억을 확보했다며 자랑스럽게 떠들었다죠? 이게 정치인을 떠나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언행인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국회는 하루빨리 경북 김천시 예산에 대한 전액삭감 및 일체의 특별교부금 지급의 금지를 논의하시기 바랍니다. 눈 하나 깜짝 않고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사람을 뽑은 동네는 그 책임도 대가도 모두 져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국회는 하루빨리 경북 김천시 예산에 대한 전액삭감 및 일체의 특별교부금 지급의 금지를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청원했다. 

송 의원의 블로그는 더 심각하다. 26일과 27일 양일간만 1000여건에 달하는 비난댓글이 달린 것이다. 

자폐2급 장애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라고 밝힌 K씨는 “저희 아이는 자폐2급 장애아이이구요...아이 때문에 아이가 저랑 떨어져 있지 않으려해 지금까지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세월이 8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만큼 저도 나이가 먹었고요. 저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내년엔 무리를 해서라도 취업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송원석 의원님께서 한부모 돌보미 예산을 깎으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평생 이렇게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로 살고 취직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려 잠도 제대로 못잘 정도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어찌 살아야 할까요 의원님? 그냥 이대로 아이하나만 바라보고 정부에서 한부모 가정 양육비 13만원과 아이 아빠가 양육비조로 주는 50만원 총 63만원으로 죽을 때까지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야 할까요? 그럼 제 인생은 뭔가요? 제 미래는요. 도대체 다른 예산도 아니고 한부모 돌보미 예산을 깎으면 어찌하라는 소리인가요. 죽을까요 이대로? 의원님 이름 잊지 않겠습니다. 제 심정을 헤아리는 방법은 제 고통을 똑같이 겪어보는 게 최고의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될 일은 없을 테니까요..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의원님 이름 석자는 제가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장문의 글을 통해 토로했다.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L씨는 “한마디 하고자 찾아왔습니다. 본인 지역구이신 김천 지역구 예산 많이 따와서 좋으신가요? 김천 도로가 그렇게 불편한가요? 김천 사람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당신이 확보했다고 자랑하는 예산 수백억 분명 제대로 쓰이지 않을 거란 거는 분명히 압니다. 도로 확장하는 게 사람 생명보다 중한가요? 한부모 가정 방문해 보셨다구요? 그들의 고통을 잘 안다구요?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그렇게 발언하고, 본인이 비정하다고 하니 그 발언에만 집중해서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참 웃깁니다. 본인에게 비정하다고 한마디 했다고 그렇게 기를 쓰면서 사과하라는 분이 당신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에게 사과는 제대로 하셨는지요? 오늘 사과문 발표하신거 보니 사과도 좀 길게 진심을 담아서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모든 아픔을 나랏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의 세금은 저렇게 힘들고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지원이 됐음 하지 당신처럼 도로 까는데 쓰고 당신들 세비로 쓰는데 바라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겁니다.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는 높은 자리까지 갔으면 당신 앞날만 생각하지 말고 적어도 당신 뽑아준 국민들 생각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당신 지역구에 한부모 가정 없겠습니까? 당신에게 투표한 사람 중에 한부모 가정 없겠습니까? 언제까지 국회의원 계속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신 이름 앞으로 꼭 기억해서 다가올 총선이나 언론에 노출시 제가 좀 귀찮아도 당신의 그 발언들을 계속 알리고 당신이 국회의원 자리에 더 머무를 수 없도록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라고 비판했다.

국회에서도 비난일색이다. 27일 이재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미혼모 및 한부모 가정의 자립을 돕기 위한 예산 전액을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저출산 대책을 위해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며 7조원의 예산을 편성해야 된다는 주장과는 상반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아이를 키울 기반을 마련해주지도 않으면서 출산을 장려하려 한 것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이율배반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부모 가정의 절박한 상황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송 의원의 주장은 국민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자유한국당이 가진 국가의 역할론을 알 수 있게 만든다.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 예산 61억원도 아까워하는 자유한국당은 민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나아가 경제적 자립 기반 형성 지원을 통해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사람을 줄어들게 만드는 노력이 국가 재정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좁은 안목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송언석 의원은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라”며 더 강하게 비난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깐깐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기획재정부의 차관조차도 울먹이면서 ‘아이들이 고아원에 가게 된다’며 해당 예산의 필요성을 호소했음에도 송 의원은 해당 예산의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고 한다. 회의석상에서 이어 비정하다는 비판을 듣자 송 의원은 발끈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송 의원의 행태를 보면 비정하다는 말조차 모자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송언석 의원은 지난 8월 말 지역 예산 827억원을 확보했다고 자랑스레 밝혔다. 내역도 아주 전형적인 지역 건설 예산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지역구 도로에 국고 수백억원씩 쏟아 붓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고, 누군가에는 목숨과도 같은 61억원은 국가 책임은 곤란하다는 얼토당토않은 소리와 함께 삭감돼야 하는가. 송 의원과 같은 인물을 보고 있자면 도대체 정치가 뭔가 하는 회의감까지 밀려온다”며 “송 의원은 자신과 같은 정치인들이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불신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송언석 의원은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지원 사업 예산 삭감과 관련하여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삭감을 주장한 이유는 현재 우리 재정상황에서 기존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기관에서 지원하던 내용을 국비로 주머니만 바꿔서 지원하자는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부모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미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사업을 국비로 주머니만 바꿔 지원하자는 내용이어서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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