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의혹을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김유철)는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관계자 조사와 성적 통계분석을 하는 등 보강조사를 벌인 결과, 시험지 및 정답 유출이 실제로 있었다고 결론 냈다.

다만 A씨를 구속기소한 점을 참작해, 쌍둥이 자매에게는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내렸다. 소년부 송치 처분은 가정법원 소년부 판사에게 사건을 이송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회에 걸친 교내 정기고사와 관련해 교무부장으로서 알아낸 답안을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들에게 알려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적힌 휴대전화 메모,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과목 정답이 적힌 메모 등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지난 6일 영장을 발부했다.

A씨 측은 경찰이 직접적인 증거도 없이 여론에 떠밀려 무리하게 수사를 했다며 답안을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A씨와 함께 입건돼 수사를 받았던 전임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3명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숙명여고는 지난 13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으로 재산정했으며, 선도위원회를 통한 퇴학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