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XIA로 돌아오는 길…김준수는 행복했다

[쿡리뷰] XIA로 돌아오는 길…김준수는 행복했다

기사승인 2018-12-02 19:51:28

결국 그는 비집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군 복무 후 2년 만에 오른 단독 콘서트 무대였다. 점프는 가벼웠고 목소리는 망설임 없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2일 오후 서울 올림픽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웨이 백 시아 콘서트’(2018 Way Back XIA Concert). 첫곡 ‘오에오’(OeO)를 부르던 가수 김준수는 무대를 보다가 싱긋 미소 지었다. 한눈에도 그는 신이 나 보였다.

현장에 모인 7000여명의 관객도 김준수만큼 뜨거웠다. 춤을 추던 김준수가 ‘휘릭’ 재킷을 벗자 “꺅!”, 세모 모양으로 트인 조끼 뒷면 사이로 김준수의 등 근육이 보이자 또 한 번 “꺅!” 비명을 내질렀다. 잔잔한 분위기의 발라드곡 ‘예뻐’나 ‘토끼와 거북이’가 불릴 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김준수가 ‘셋 미 프리’(Set Me Free)를 부르며 “모두 일어나세요!”라고 주문하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대형 클럽이 됐다. 박자에 맞춰 야광봉을 흔드는 관객들의 모습은 아이돌 그룹의 ‘칼군무’ 저리가라였다.

공연은 ‘프로듀스드 바이’(Produced By)라는 키워드로 꾸려졌다. 그동안 발표했던 노래를 프로듀서별로 엮어 세트리스트를 만들었다. 김준수 자신도 프로듀서 중 한 사람이었다. ‘오에오’, ‘인토시케이션’(Intoxication), ‘타란텔라그라’(Tarantallegra) 등의 자작곡을 엮어 오프닝을 채웠다. 그 안에서 김준수는 다양한 장르를 오갔다. 절도 있게 팔다리를 움직이다가, 유연하게 골반을 흔들었다. ‘꽃’을 부를 때의 화려한 연출은 노래의 웅장함과 비장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김준수는 말재간도 뛰어났다. 편한 말투로 격의 없이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입대 전이라는 20세 남성 팬에게 “(군대는) 남자라면 한 번 갈 만한 곳”이라고 말하거나, 친구가 자신과 훈련소 동기였다는 관객에게 “(나에 관한) 미담 엄청 들었겠는데”라고 응수해 웃음을 안겼다.

반면 2012년부터 자신의 모든 연말 콘서트를 관람했다는 관객의 사연 앞에선 장난스럽던 얼굴이 제법 진지해졌다. 즉석에서 관객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타임’에서였다. 김준수는 관객이 건넨 티켓북을 벅차다는 듯 살피더니, 뮤지컬 ‘모차르트’의 ‘나는 나는 음악’과 자신의 발라드곡 ‘12월’ 등을 무반주로 불러줬다.

지난 14년 동안 김준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였다. 2009년 그룹 동방신기를 떠나면서 그는 또 다른 그룹(JYJ)의 일원으로, 뮤지컬 배우로, 솔로 가수로 자신의 길을 직접 열었어야 했다. 김준수는 긴 시간 자신의 곁을 지켜준 팬들을 향한 고마움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이날 토해냈다. 앙코르곡으로 부른 ‘쌩 큐 포’(Thank U for)와 ‘록 더 월드’(Rock the world)를 통해서다. 또 한 번의 시작을 앞둔 그는 “여러분이 주신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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