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이 ‘진리 농어촌마을 하수도 정비사업’ 공사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해 지역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업계에서 특정업체를 염두에 두고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부안군은 ‘진리 농어촌마을 하수도 정비사업’을 이달 5일 공고했다.
공사 기초 금액은 59억여원이며 공사내용은 하수처리시설, 하수관로, 배수설비 등이다.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동종 업체들이 문제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두 가지 항목이다.
바로 입찰참가자격과 실적제한.
입찰참가자격의 경우 토목공사업(토목,건축공사업 포함)과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등록한자로 규정해 사실상 입찰참가를 제한했다는게 이들 업체들의 중론이다.
여기에 실적제한을 8억원으로 기준 잡아 또 다시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업체 ‘A' 씨는 “부안군 기준으로 업체를 한정하면 지역 23개 업체만 참여 가능하다. 또한 실적을 8억원으로 묶으면 18개 업체로 다시 줄어들게 된다”며 “사실상 특정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기준이나 다름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B' 업체 대표는 “진안군과 고창군의 경우 비슷한 사업에 대해서 폭넓은 입찰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며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도록 하지 않고 실적제한 등으로 진행한다면 신생업체나 실적이 없는 업체는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셈이다. 부안군이 이렇게 엄격하게 입찰자격을 제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진안군 및 고창군의 관련 입찰공고를 살펴본 결과 부안군과 차이가 났다.
진안군은 지난 5월 기초금액 49억여원의 ‘외금,지사,용정 농어촌마을 하수도 설치공사’를 입찰공고를 냈고 공사내용 역시 하수처리장, 하수관로, 배수설비, 맨홀 펌프장 등 거의 유사했다.
그러나 진안군은 입찰 참가자의 자격을 넓게 반영했다. 토목건축공사업,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수질분야 환경전문공사업, 개인하수처리시설 설계 시공업 등으로 자격을 완화했다.
이에 입찰에만 260개 업체가 참여했다. 부안군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고창군도 지난 4월 기초금액 29억여원의 ‘가평 농어촌마을 하수도 정비사업’ 공고를 냈다. 진안군과 마찬가지로 토목건축공사업,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수질분야 환경전문공사업, 개인하수처리시설설계 시공업 등으로 기준을 세우는 등 많은 지역업체 참여를 유도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실적은 공사금액을 반영해서 산출된다. 일부러 제한한 것은 아니다. 또 공사가 50억원이 넘으면 계약심의위원회를 거치게 된다. 입찰자격은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됐다. 지자체별로 공사명은 비슷한게 많다. 그러나 공정 내용이 달라 자격이 제한될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역 업계관계자들은 부안군 관계부서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지역업체 참여 독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업체 참여 제한은 더욱 힘들게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업체가 수주를 독식하다보니 대다수 업체들은 일거리가 없어 도산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계약심의위원회를 탓할게 아니다. 행정이 많은 지역업체들의 참여를 보장, 수주난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고 현재의 위기국면을 헤쳐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안군=신광영 기자 shingy14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