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기 위해 비우는 ‘공복자들’

채우기 위해 비우는 ‘공복자들’

기사승인 2018-12-06 13:22:57

먹는 방송에 이어 굶는 방송이다. MBC 새 예능 ‘공복자들’은 출연자들이 24시간 자율공복 후 맛있는 한 끼를 먹는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음식 관련 방송이 넘쳐나는 시대, 익숙한 ‘먹방’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6일 오전 서울 성암로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공복자들’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선영, 김지우 PD와 공복에 도전하는 노홍철, 유민상, 김준현, 미쓰라, 권다현, 배명훈 등이 자리해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공복자들’은 지난 10월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 된 뒤,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파일럿 방송 당시 출연자가 24시간 공복에 도전한다는 콘셉트가 신선하다는 평이 있었다. 도전자들이 무사히 24시간 공복을 견딜 수 있을지 지켜보고, 마지막 한 끼 식사로 무엇을 먹는지 확인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된 흐름이다. 생각을 비튼 ‘먹방’과 관찰 예능의 결합인 셈이다.

김선영 PD는 ‘공복자들’을 “출연자를 굶기는 방송”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더 맛있게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연진이 24시간 굶는 과정과 더불어 마지막 한 끼 식사가 프로그램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파일럿 방송에 이어 다시 24시간 비우기에 도전하는 출연진들은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작 전 두려움과 달리, 24시간 공복 상태를 직접 겪어보니 장점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노홍철은 “공복을 경험한 후 세 끼 식사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며 “당연했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먹거리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 또한 달라졌다”고 말했다.

공복 도전을 방송 이후에도 이어나가겠다고 말한 도전자도 있었다. 미쓰라는 “방송 참여 전에는 공복이란 단어가 삶에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먹었던 것 같다”며 “공복 후 음식을 먹으니 맛을 세밀하게 느낄 수 있었다. 속을 비우니 기분도 좋았고 다음날 몸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방송을 하지 않더라도 종종 공복에 도전해볼 생각이다”라고 귀띔했다.

파일럿 방송에서는 개별적으로 공복에 도전했지만, 정규 방송은 다르다. 두 사람씩 짝을 지어 공복에 임한다. 첫 회에서는 노홍철·배명훈, 유민상·김준현, 미쓰라·권다현이 한 팀으로 묶여 함께 배고픔을 이겨냈다.

김지우 PD는 “두 사람이 24시간의 공복을 견디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전우애가 생긴 팀도 있었고 서로를 견제하는 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집단으로 공복에 도전하거나, 시간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변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연자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유민상·김준현이다. 두 사람은 현재 대표적인 ‘먹방’인 ‘맛있는 녀석들’에 출연 중이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직업과도 같은 이들은 어떻게 ‘공복자들’에 출연하게 됐을까.

정규 방송부터 합류하게 된 김준현은 “식사에 많은 시간을 쏟을 정도로 먹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공복자들’을 촬영하며 즐거움을 빼앗겼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하루에 먹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복에 도전하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MBC 정규 예능 입성에 15년이 걸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유민상은 “공복은 기분 나쁜 괴로움이 아니었다. 저처럼 많이 먹는 분들께 공복을 권해드리고 싶다”며 “시청자와 함께 건강관리를 하고 싶다”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공복자들’은 오는 7일 오후 8시50분 첫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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