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폐지를 둘러싼 6일 국회 토론회에서 경제정책과 세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사이에선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우선 자리배치가 양 정부부처 간 신경전을 벌이기 좋은 구도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 측은 제1세미나실이 앞에 7명이 다 앉을 수 없는 구조로 돼 있어 토론 순서에 따라 배치하다 보니 양 정부측 인사들을 양쪽에 배치했다. 이렇다보니 양 정부부처 국장들이 서로 마주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기재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작심한 듯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쏟아냈다. 이에 반해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기재부 관계자와 눈을 마주치는 상황에 고개 숙이는 등 기재부에 꼬리내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금융위 관계자와 최종구 위원장이 최근 간담회 등을 통해 증권거래세 폐지를 힘차게 주장하던 행보와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론회 주최자인 추경호 의원으로부터 증권거래세 폐지를 완화하는 입장을 부탁받은 자리었음에도 ‘우리 경제에 자본시장이 중추인거 같다’, ‘책임감과 그 역할이 크게 느껴진다’. ‘(기재부와)세제 관련해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논의를 하겠다’ 등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이는 “최근 금융위가 증권거래세 완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추진하고 있다. 다행스럽다. 정말 추진됐어야 했던 시도지만 그동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는 금융투자협회 권용원 회장의 환영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금융위의 이같은 모습이 답답했던 탓일까. 추경호 의원은 “오늘 토론회에선 종합적으로 말이 나왔다. 주식시장과 경제문제, 4차 산업혁명 등 이런 것들을 논의하기 위해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 다만 자본시장 국장이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서로간 입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토론회에서의 금융위 태도를 꼬집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