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골 사람 줄어든다…보건‧복지 공공서비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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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주민 주관적 만족도 떨어져, 인구 감소로 인한 서비스 축소

기사승인 2018-12-08 00:05:00

‘행복하다’고 느끼는 농어촌 주민이 줄고 있다. ‘제3차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2015~2019)’이 시행되면서 물리적 인프라 관련 주민의 만족도 및 정주 여건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농어촌 지역의 필수 공공서비스와 생활서비스 환경은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거주 지역 발전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도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삶의질정책연구센터에서 매년 분석하는 ‘농어촌 주민의 정주 만족도’와 ‘농어촌서비스기준 이행 실태’ 조사결과를 7일 발표했다. 전자는 농어촌 주민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삶의 질 수준을 보여주며, 후자는 최소한의 공공서비스 수준을 통한 농어촌 주민의 객관적 정주 여건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우선 지난해 농어촌 주민 1991명과 도시민 1099명을 대상으로 농어촌 주민의 정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농촌 주민의 만족도는 2015년 42.4%에서 2017년 30.2%로 12.2%p 줄어들었다.  정주 만족도 조사는 주민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나는 지금 행복하다’라는 문항을 10점 척도로 조사했다.

거주하는 마을, 시·군의 발전 전망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농어촌 주민의 비율도 점점 낮아졌다.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만족도에 대한 주관적 느낌이나 전망은 악화되고 있지만, 실제 생활 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한 ‘제3차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의 성과로 풀이된다. 기본계획은 농어촌 주민과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삶의 질 정책 범위를 ▲보건‧복지 ▲교육 여건 ▲정주생활기반 ▲경제활동‧일자리 ▲문화‧여가 ▲환경‧경관 ▲안전 등 7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정책 부문별로 삶의 질 여건에 대한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를 보면, 지난해 기준 평균 점수는 5.8점이었다. 2015년, 2016년 5.6점과 비교할 때 다소 높아진 것이다. 부문별로 주민 만족도 점수가 가장 높은 부문은 ‘안전’이 6.5점으로, 도시와 농촌 주민 간 만족도 격차도 가장 작았다.

 

그러나 정책 부문별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는 도시민에 비해 낮았다. 특히 문화‧여가 부문은 다른 정책 영역에 비해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 점수가 가장 낮았고, 도시민과의 격차도 도시 6.5점, 농촌 5.2점으로 가장 컸다. 보건‧복지도 도시 7.0점, 농촌 5.8점, 교육 부문은 도시 6.9점, 농촌 5.8점으로 격차가 컸다.

문제는 보건‧복지 부문이 의료‧보육‧돌봄 등 기초적인 서비스와 관련된 영역이라는 점이다. 또 도시민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영역이라는 점과 농어촌 주민-도시민 간 격차가 큰 영역이라는 점은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만족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농어촌서비스기준 이행 비율에 있다. 2019년까지 목표치 달성이 요원한 항목은 물론 이행 수준이 떨어지는 항목도 있었기 때문이다.

농어촌서비스기준은 거주하는 지역에 상관없이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공공서비스 공급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기본계획에서 핵심 항목은 7대 정책 부문의 17개 항목이며, 기본계획이 종료되는 2019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치가 설정돼 있다.

그런데 진료서비스, 초‧중학교, 평생교육, 대중교통, 문화시설 및 프로그램, 소방 출동 등 6개 항목은 2016년 대비 2017년 목표 달성률이 하락했다. 진료서비스의 경우 목표치 달성률이 2016년 73.9%에서 2017년 71.7%로 줄었고, 시‧군 지역에서 산부인과가 감소하면서 이행 수준이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교육 항목도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의 영향으로 문을 닫은 학교가 증가하면서 목표 달성률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중교통 항목 이행 수준이 떨어진 것도 하루 3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마을이 줄었기 때문이다. 즉 인구 감소에 따라 서비스가 축소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도채 연구위원은 “농어촌 인구 감소로 인해 공공서비스 및 생활서비스 수요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서비스 제공 여건이 악화되면, 이것이 다시금 농촌에서의 주거를 주저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된다”며 “이에 따라 농어촌서비스기준 이행 실태가 부진한 항목이나 지역에 대해서는 삶의 질 향상 정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어촌서비스기준 제도는 주민의 정주 여건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 부문을 아우르고 있지만, 이행 실태를 높이기 위한 별도의 직접적인 예산 지원 없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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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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