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전 사령관 유서 공개…"5년 다 돼가는 세월호 일 단죄, 안타깝다"

이재수 전 사령관 유서 공개…"5년 다 돼가는 세월호 일 단죄, 안타깝다"

임천영 변호사 "사심 없이 일했는데 이런 식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몹시 괴로워했다"

기사승인 2018-12-08 13:02:44

지난 7일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유서가 공개됐다. 유서를 통해 공개된 이재수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자신의 주변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된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사령관의 법률 대리인인 임천영 변호사는 8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 앞에서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에서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 부대원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해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적었다.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를 담당해 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 군 검찰 및 재판부에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했다.

그는 “가족, 친지, 그리고 나를 그동안 성원해 준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며 용서를 구한다”며 “군을 사랑했던 선후배 동료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60평생 잘 살다 간다”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유서를 낭독한 후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다른 억측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족 뜻에 따라 유서를 공개했다”며 “고인도 유서 공개를 원할 거라는 유족 측의 판단에 따라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사령관은) 사심 없이 일했는데 이런 식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몹시 괴로워했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는 매우 좋아했는데, 그 이후 검찰이 또 영장을 청구하거나 수사를 본인의 주변 사람으로 확대할까 봐 걱정스럽다고 누누이 말해왔다”로 호소했다.

이어 “이 전 사령관은 40년 군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새로운 개인 사업을 추진하려 했는데, 검찰 수사에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면서 이 전 사령관이 몸을 던진 곳도 함께 사업을 진행하려던 지인의 사무실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임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이 손으로 쓴 A4용지 2장짜리 유서의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족 등을 위한 별도의 유서는 없다고 임 변호사는 밝혔다.

한편 이 전 사령관은 전날 오후 2시 48분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의 한 오피스텔 13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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