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내려놓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던 유승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지난 10일 오후 첫 방송한 SBS 월화극 ‘복수가 돌아왔다’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배우 유승호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첫회부터 다사다난했다. 유승호가 극 중에서 맡은 역할은 강복수는 공부 빼고 뭐든 잘하는 설송고등학교의 작은 영웅. 공부는 뒷전이지만, 할일은 많다. 교복 바지를 줄여 벌을 받아야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컵라면도 먹어 줘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분리수거를 꼼꼼히 하다가 학교 폭력을 목격하면, 가해자를 응징하기도 한다.
복수의 평화로운 학교생활에 변화가 찾아 온 것은 같은 반 반장, 손수정(조보아)과 성적올리기 수행평가를 함께하면서부터다.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은 수정에게 한눈에 반한 복수는 생전 하지 않던 공부를 시작한다.
조보아의 역시 그동안 보여줬던 캐릭터와 다른 결의 인물을 연기한다. 손수정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공부에만 매진하는 인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지녔다. 첫회에서 수정은 복수와 함께 엮여 소소한 사건에 휘말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찾는다.
이 드라마는 복수를 “설득력은 없지만 추진력은 있다”고 평하는 수정의 말과 닮았다. 첫회는 설득이나 이해에 관해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소소한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풀어내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장면마다 패러디하듯 깔리는 노래를 듣고 있자면, 이 드라마의 정체에 관해 생각하면서도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어딘가 유치하고 조금은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복수가 돌아왔다’의 가장 큰 장점인 셈이다. 과거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첫 회를 지나, 현재의 인물들이 얼마나 설득력을 지니고 움직일지가 드라마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볼까
드라마는 웃으면서 봐야 한다는 취향을 가진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같은 시간대에 MBC에서 방영하는 ‘나쁜형사’가 너무 무섭거나 강렬한 인상이었다면 채널을 돌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평소 유승호나 조보아를 좋아한다면 이들의 색다른 모습과 더불어, 설레는 호흡도 볼 수 있다.
■ 말까
학원물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 흥미가 없다면 권하지 않는다. 청춘물에 나오는 대사들이 어딘가 낯간지럽게 여겨져 즐기지 않는 시청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