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14일 오전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깜짝’ 발표했다. 

오전 10시30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브리핑은 전날 복지부 정례 브리핑에서조차 언질이 없었다. 앞서 언론에 유출된 계획안이 논란에 불을 붙자 복지부 측은 보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복지부 관계자도 “이날 새벽에서야 전달을 받았다”고 할 만큼 ‘기습작전’을 방불할 정도의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박능후 장관은 공식 브리핑 이후 진행된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대통령께 관련 내용을 사전에 보고했고, 오전 국회와도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이번 제4차 종합운영계획안의 핵심 4개 안은 이렇다. ①현행 제도 유지(소득대체율 40% 포함) ②기초연금 강화 방안(소득대체율 40%+기초연금 40만원) ③노후소득보장 강화 방안(소득대체율 45%) ④소득대체율 50%로의 노후소득보장 강화 등. 

우선 현행유지부터 살펴보자. 국민연금 40%에 기초연금 12%를 기본 모형으로 소득대체율은  오는 2028년까지 40%로 인화하되, 보험료율은 9%로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기초연금은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두 번째안은  국민연금 40%에 기초연금을 15%로 하자는 것이다.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은 현행유지안과 동일하지만, 기초연금의 경우 2021년까지 30만원으로, 다시 2022년 이후에는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세 번째안은 소득대체율을 45% 높이고, 국민연금 45%에 기초연금 12%를 기본모형으로 한다. 소득대체율은 오는 2021년까지 45%로 인상하고 보험료율은 2021년부터 5년마다 1%p씩 올려 2031년에 12%를 달성하는 안이다. 기초연금은 현행유지안과 동일하다. 

마지막은 2021년까지 소득대체율을 50%로 강화하는 안이다. 따라서 기본모형은 국민연금 50%에 기초연금 12% 형태이다. 보험료율은 2036년까지 13%를 목표로 2021년부터 5년마다 1%p씩 인상하는 안이다. 

관심은 통일된 단일안 대신 왜 4개의 안을 발표했고, 이 중 어디에 방점이 찍혀있느냐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대국민 의견수렴 결과 연금개혁에 있어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다양하고 상반된 의견들이 있어 하나의 통일된 대안을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며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의 다양한 정책조합 범위 내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여러 대안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도 “국민여론 수렴 결과는 다 다르다”며 “많은 관심을 보이는 안은 집중도가 떨어지고, 그보다 적은 지지를 받은 안은 국민들의 관심도가 훨씬 높았다”고 말해 핵심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복지부의 이번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거친 후,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이달 말 국회에 제출되지만, 이후 경사노위 연금개혁특위 등 사회적 논의 및 국회 입법과정에서 적잖은 진통과 갈등이 예상된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