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작용 없고 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고 ‘강남 다이어트 주사제’라고 불리며 각광을 받고 있는 자가주사형 비만치료제 ‘삭센다’에 대한 의사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하는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불법거래가 횡횡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쿠키뉴스 취재결과,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반인들 간의 거래가 이어지는가 하면, 의료현장에서 대량구매를 조건으로 할인행사를 하는 등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유발하는 일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었다.

한 의료기관에서는 ‘삭센다주사 1펜 구매시 13만원이지만, 3펜을 구매하면 (개당)11만원에 해주겠다’거나 ‘삭센다 5펜은 75만원이지만, 이벤트 기간엔 49만원으로 할인한다’는 등의 조건을 내걸고 호객행위 등을 하는 모습들도 확인됐다.

문제는 일련의 행위가 법적으로 위법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노보니디스크제약이 수입판매하는 ‘삭센다펜주(성분명 리라글루티드)’는 비만(BMI 30이상) 또는 당뇨 등 질환동반 과체중(BMI 27이상) 성인의 체중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사용 시에도 1일 1회 최대 3㎎을 넘지 않으며 12주간 추여 후 초기 체중의 5% 이상이 감량되지 않을 경우 약물 투여를 중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시작용량은 0.6㎎이 적정하며 주사량 또한 위장관계 증상발생 우려를 위해 1주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0.6㎎씩 증량하도록 했다.

만약 갑상선 수질암(MTC)의 개인 또는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치료제인 GLP-1 수용체 효능제를 투약 중인 경우 사용해선 안 되며, 말기 신질환 환자를 포함해 중증 신기능장애를 앓고 있거나 중증 간기능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에도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울혈성심부전 환자나 염증성 장질환, 당뇨병성 위부전마비, 췌장염, 담석증 및 담낭염,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약의 사용에 따라 오심이나 구토, 설사 등 일시적 위장관계 이상 및 심장박동수 증가, 탈수, 저혈당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등에도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14일, “국내 허가된 적응증 내에서만 사용하고, 연령기준, 용법·용량 등을 철저히 준수하며 의사의 처방없이 온라인 등에서 판매,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며 삭센다펜주 오남용 예방 및 안전한 사용을 위한 권고사항을 회원 및 일반에 전달하고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의협은 “사용방법 및 부작용에 대한 환자교육을 강화하고, 상담 및 환자 모니터링을 위해 1펜 제공시마다 주기적인 환자 대면진료 및 교육을 시행토록 권고했다”며 “자가주사에 따른 오남용 예방과 안전한 사용을 위해 한 세트 중 첫 회 주사는 의료기관 내에서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삭센다펜주의 무분별한 과장광고행위는 약사법 제68조(과장광고 등의 금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78조(의약품 등의 광고범위 등) 등에 위배될 수 있다”며 산하 의료광고심의위원회로 엄격한 광고심의 또한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종혁 대변인은 “국민들의 의약품 오남용 예방 및 온라인 불법유통 등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부작용 발생시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취급주의사항 등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근본적인 문제는 잘못된 의약분업제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의약분업 재평가를 통해 국민조제선택제도로 개선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도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