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4분기(10~12월) 급락한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어닝쇼크(Earning Shock)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가 2018년 4분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40달러대로 40%나 급락한 여파로 ‘빅4’의 정유 부문 적자 규모만 최대 1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정유사들은 원유를 2∼3개월 전에 사고 실제 판매는 그 이후 진행한다. 원유를 산 시점보다 판매하는 기간에 원유 가치가 추락한다면 ‘재고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4분기에만 국제유가가 40% 이상 추락했기 때문에 재고평가손실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유업계는 2014년 하반기 100달러대까지 고공 행진했던 국제유가가 50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 나면서 2조원 가량의 재고평가손실을 입은 바 있다.
정제마진 하락도 실적 악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등의 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임비, 정제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을 의미한다.
정유업체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로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사의 수익도 높아진다. 하지만 최근 정제마진은 배럴당 2달러대로 하락했다. 보통 정유업체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대 수준인데 이 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서 석유제품을 팔면 사실상 밑지는 장사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하다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회복세에 접어들어 다시 60달러대를 유지한다면 올해 1·2분기 실적 회복도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지난 4분기 실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