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골든브릿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미루는 이유는

금감원, 골든브릿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미루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9-01-19 04:00:00

상상인 저축은행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기한이 3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는 금감원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재개를 요구하며 전직원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조 측은 보름 후에도 금감원 측이 명확한 사유를 설명하지 않고 심사를 재개하지 않는다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검찰 조사가 끝나야 심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였던 상상인과의 계약기간을 올해 3월 31일까지 연장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상상인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할 수 있는 기간이 100일도 안남은 것.

앞서 상상인은 지난 2일 계약 기간 경과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과 계약 해제를 공시했지만, 약 2주 후 양사가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관계자는 “양사 합의 하에 기존 계약 내용을 유지한 채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매각지분 보통주 2121만0382주(41.84%), 매각금액 약 420억원의 계약 내용을 유지한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골든브릿지 노조 측은 지난 17일 오전 금감원 앞에 모여 ‘금융감독원 직무 유기 규탄 결의대회’열고 금감원의 조속한 심사 재개와 신속한 마무리를 요구했다. 또한 전직원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호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 지부장은 “60일이라는 입법취지는 심사를 무한정 미루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 행정이 경제주체의 경제 활동을 돕지 않고, 오히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심사를 미루는 등 경제주체의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송치하게 되면 최대 5년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금감원의 이런 행위는 경제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납득할 수 있는 이유 없이 심사를 계속 미룬다면 검찰에 금감원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자본시장검사국 김영철 팀장은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보여 심사를 중단하고 검찰에 송치했다”며 “대주주 관련 적격 심사는 엄중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대표가 아직 피의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심사 재개는 검찰 조사가 끝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를 인수하는 과정은 엄격한 심사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의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며 “심사가 중단되고 미뤄지는 일이 골든브릿지증권 인수 뿐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가 너무 오래 지체돼 결국 인수후보가 발빼려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점은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많이 안타깝다”며 “특정 라이선스 등록 등이 아닌 경영 지속성과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수합병 건과 관련한 적격성 심사에서 감독원이 결론을 내놓지 않고 (심사를)지연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으로선 생사 여탈권을 쥔 감독원만 바로볼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연출된다” 말했다.

증권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법에서 60일 이내 답을 주도록 돼 있지만 추가 자료요청 기간은 60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주주에 대한 자격요건은 자본시장법에서 별도로 분리해 지배구조법에서 다룰 만큼 엄격해지는 추세이며, 깐깐하게 보는게 맞다”고 말하며 “정당한 이유없이 미루는 게 아니라면 감독원 탓할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심사 지연은 그 전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매각금액 변동성이 이번 사태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을 때는 증시가 호황기였다”며 “그런데 지난해 증시가 폭락하고, 금감원은 심사를 미루면서 매각 가액의 변동성이 커지니까 문제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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