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노태현은 중학교 3학년 때 음악과 연을 맺었다. 댄스크루 몬스타 우 팸의 일원으로 들어가면서부터다. 스물두 살이던 2012년 그룹 핫샷으로 데뷔했지만, 금방 인기를 얻진 못했다. 두 번째 기회가 찾아온 건 2016년.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뛰어난 춤 실력과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다. 마지막 11인에 들진 못했지만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프로젝트 그룹 JBJ로 활동했다. 팀 활동이 끝난 뒤 1년여만에 노태현은 홀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오는 24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미니음반 ‘벌스데이’(biRTHday)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23일 오후 서울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공연을 연 노태현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무척이나 떨렸다”고 말했다. 긴장은 춤을 추면서 사라졌다. 이날 타이틀곡 ‘아이 워너 노우’(I Wanna Know)의 퍼포먼스를 처음으로 공개한 그는 “무대를 하면서 편안함을 찾았다”며 웃었다. “음반을 준비하는 동안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했다”면서 “덕분에 지금은 (활동할) 준비가 120% 되어 있는 상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음반 제목 ‘벌스데이’는 ‘팬들에게 선물 같은 음반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노태현은 이번 음반에 “악동 같은 모습, 말 안 듣는 아이 같은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 타이틀곡 ‘아이 워너 노우’가 대표적이다. 반복되는 피아노 연주에 힙합 리듬을 더해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노래를 만들어냈다. 데뷔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작곡가 신혁이 멜로디를 쓰고 노태현이 작사에 참여했다.
마지막 트랙인 ‘하늘별’은 노태현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노태현은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생각하며 이 곡의 가사를 썼다. 그는 “예전부터 팬들에게 ‘우리는 서로를 있게 해주는 존재’라는 말을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노래에 담았다”며 “팬들에겐 고마움과 미안함이 크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감정을 팬들을 향해 느끼는데, 내 마음이 노래를 통해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태현은 “팬들이 원하는 걸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멋지다’ ‘최고’ 같은 칭찬보다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거였어요’라는 팬들의 반응이 더욱 듣고 싶단다. 핫샷 멤버들도 한 마음으로 노태현을 응원했다. 팀의 리더인 준혁이 보낸 문자 메시지가 특히 감동적이었단다. ‘내 복까지 다 네가 가져가서 잘 돼라’는 내용이었다.
핫샷으로 데뷔해 ‘프로듀스101 시즌2’와 JBJ 활동을 거쳐 지금에 오기까지 적지 시간이 걸렸다. 노태현은 “계속해서 배워 나간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그동안 느끼고 익힌 것을 토대로 자기 자신을 더욱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다.
“댄서로 활동할 때부터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사실 ‘프로듀스101 시즌2’에 나가기 전에는 ‘이게 나에게 맞는 길일까’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방송과 JBJ 활동을 지나 다시 핫샷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분들이 저를 지켜봐주시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부턴 힘을 얻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못하겠지만 ‘뭐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활동하겠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