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동조합이 행동주의 펀드 KCGI 경영권 개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24일 입장자료를 통해 “소위 행동주의를 표방한다는 투기자본 KCGI가 지난 21일 배포한 우리 회사의 사업구조 자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지난 21일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공개하고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를 요구하면서 대주주인 조양호 회장 일가의 영향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명백히 밝힌 바 있다.
노조는 “KCGI는 자기들의 이익에 맞춰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대한항공을 곧 망할 회사로 호도하고 있다”며 “항공업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이 숫자만을 열거하며 구태의연한 제안으로 망해가는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그들의 주장처럼 쓰러져가는 깡통회사가 아니다”라며 “2009년 파산했던 JAL을 빗대어 불안감을 확산하는 저의에는 반드시 다른 꼼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KCGI의 부산사업부 분리 주장에 대해 “부산 항공우주사업부 조합원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돈 안되는 적자 노선을 중단하자고 하는데 노선을 줄인다는 것은 회사 규모를 축소하자는 의미인 만큼 인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돈 되는 것만 남겨 주식값을 올리려는 생각인데, 자본 논리만 앞세워 임직원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려는 KCGI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항공을 현재에 이끈 진정한 힘은 우리 조합원들의 철저한 안전관리였다”며 “KCGI가 우리 회사를 위하는 척하며 효율성을 따지는 것이 노동자를 궁지로 모는 자본의 전형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회사 경영진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것”이라며 “당장 이 상황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통감하고 노조와 직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경영진은 통렬히 반성하고 노조와 함께 진정한 변화와 새로운 50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