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폭행 논란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손 이사에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김모 기자는 28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손 이사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해당 음성파일에는 “왜 그곳에 갔느냐”는 김씨의 질문에 “나도 말하고 싶어 죽겠다. 노멀(Normal)한 일이다. (기사를) 안 쓰겠다고 얘기하면 얼마든지 얘기한다. 이게 알려지면 내가 정말 바보가 된다”고 답하는 손 이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목소리가 들어갔다.
폭행 논란이 세간에 알려진 직후, 손 이사가 접촉사고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보도가 같은날 나왔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접촉사고 피해자는 “손 이사가 사고 처리 문제로 통화를 한 뒤 20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그날 일을 누구한테 말한 적 있는지 동승자를 봤는지 물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27일 손 이사로부터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한 차례 공개했다. 손 이사로 추정되는 인물은 지난 19일 김씨 변호인에게 ‘용역 형태로 2년 계약, 월수 1000만원을 보장하는 방안, 세부적인 내용은 월요일 책임자 미팅을 거쳐 오후에 알려줌, 이에 따른 세부적 논의는 양측 대리인 간에 진행해 다음 주 중 마무리’라는 내용을 보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보도 이후 손 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고발장을 올리며 “손 이사가 지난 2017년 경기 과천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지난 1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는 대가로 김씨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이것도 모자라 JTBC 회삿돈 2억원을 김씨가 운영하는 사업체에 투자, 용역비로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일을 무마하려 법인 회사 돈으로. 분명 배임이 맞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 이사 논란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고 손 이사에 대해 “공정한 방송인이 아닌 ‘권력의 사유화’ 종결자”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JTBC를 향해 “공정 방송은커녕 편파보도를 계속했다”고 공격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 손 이사가 마포구 상암동 한 일식 주점에서 자신의 안면부와 정강이 등을 수차례 폭행했다며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김씨는 자신이 손 이사 교통사고 관련 제보를 취재 중이었고 손 이사가 기사화를 막기 위해 채용을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또 제안을 거절하자 손 이사가 폭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손 이사는 오히려 김씨가 불법 취업 청탁을 했다고 반박한다. 폭행은 사실이 아니고 가벼운 신체 접촉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과천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사고 자체는 인정하지만 도주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손 이사 측은 “당시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 운전자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동승자에 대해서는 90세 넘은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손 이사는 지난 25일 오후 6시쯤 ‘언론인 손석희 팬클럽’ 카페에 글을 올려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 모든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