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문제와 드라마 스토리가 맞아 떨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문제에 관한 고충은 성적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있으니까요.”
31일 오후 서울 마포대로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JTBC 금토극 ‘SKY 캐슬’의 조현탁 PD는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이와 같이 꼽았다. ‘SKY 캐슬’이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하기 힘든 교육과 입시 문제를 입 밖으로 꺼내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설명이다.
‘SKY 캐슬’ 열풍이다. 1.7%(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지난주 방영분인 19회에서 시청률 23%를 돌파하며 JTBC 드라마 시청률 기록은 물론, 비지상파 채널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도 다시 썼다.
방영 내내 화제성도 뜨거웠다. 작품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시청률 그래프와 비슷한 추이로 상승했다. 드라마의 메인테마곡인 ‘위 올 라이’(We All Lie)는 실시간 음원차트에 진입하며 유행했고, 드라마 명장면과 대사를 따라하는 패러디 콘텐츠가 생겼다.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가 이어진 덕분에 다음 편 내용 추측을 담은 ‘스포일러’ 글도 다양했다.
조 PD는 ‘SKY 캐슬’을 교육 문제를 두고 부모와 자식 간 관계를 묻는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극 중 이명주(김정난)·박영재(송건희) 모자와 윤 여사(정애리)·강준상(정준호) 모자는 비슷한 길을 가다가, 결국 다른 선택을 하며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는 “부모들은 자식이 잘 되게 하려고 강압적으로 공부를 강요하는데,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무엇이 남는지 묻는 드라마”라며 “이명주와 박영재 사이에 아무 일이 없었다면, 그들은 나중에 윤 여사와 강준상의 관계가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Y 캐슬’을 통해 여러 배우들의 진가가 발휘됐다. 성인배우뿐 아니라, 아역배우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조 PD는 아역 오디션 과정에 대해 “캐스팅 디렉터 없이, 조감독과 오디션을 시작했다”며 “오디션에 참석할 수 있는 모든 스태프가 자리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자기 의견을 무기명으로 제출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배역을 맡을 배우가 한 명씩 정해졌다”고 밝혔다.
화제가 됐던 매회 엔딩 연출에 관해서 조 PD는 유현미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대본에 충실하게 촬영한 후, 편집 과정에서 스태프들과 다양한 수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유현미 작가가 처음부터 10회 정도의 대본을 완성했기에, 뒷이야기에 대한 계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조 PD가 ‘SKY 캐슬’을 연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면적인 표정과 손이다. 조 PD는 “겉과 속이 다른 두 가지 얼굴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뒷모습이나 손동작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촬영하는 것에도 공을 들였다. 이런 것들을 시청자들이 알아봐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과열된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드라마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작품에 등장한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비판에 대해서 조 PD는 “김주영(김서형) 같은 코디를 찾고 문의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게 실제로 우리 교육 현실의 맨 얼굴인 것 같아 답답하고 아쉽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마지막회를 본다면 시청자 마음속에 남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