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민족 대명절 설날을 하루 앞두고 민생을 챙기기 보다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실 실형 판결에 대한 설전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판결을 불신하면서 대선 불복 프레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경수 지사의 댓글조작 사건 배후 수사와 문 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실형 판결과 관련한 자유한국당의 거센 공세에 대해 “대선불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격노했다.
이어 “대선 불복을 어떻게 한단 말이냐. 여러분의 당 대표였던 사람이 탄핵당했다. 탄핵당한 사람들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한단 말이냐”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또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있을 수 없는 일을 감히 법사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통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며 “대선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대선 불복을 이야기하는 그런 당이 어떻게 있을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김경수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댓글을 조작한 건 사실로 밝혀졌다. 문 대통령에게 실제 보고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면서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지난달 31일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하고 당 대변인들을 통해 대선 불복을 암시하는 발언과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김 지사 재판과 연결지어 대선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모든 잘못된 행동을 거둬들이고 국회 문을 열어서 민생을 논의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도 여당과 정부에 대한 공세를 멈추질 않았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일 국회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의 존립을 흔드는 대대적인 공격을 하고 있지만, 온몸으로 법관의 독립을 지키겠다고 말한 김 대법원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대법원장이 목숨을 걸고 사법부 독립을 지켜야 할 때”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에 대해서도 “재판 불복을 넘어 헌법 불복”이라며 “그동안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다. 2심을 뒤집기 위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그렇게 해서 원하는 결론을 만들어내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댓글 조작으로 최대 혜택을 받은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김경수 지사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제기한 ‘대선 불복’ 비판에 대해선 “대선 불복 프레임이 아니라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선관위가 적절한 직무를 수행했는지, 서울경찰청이 제대로 수사했는지, 이런 부분을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와 관련해 ‘철저한 배후 규명’을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이 여론조작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법에 의해 밝혀졌다”면서 “우리는 지금 대선 무효를 주장하지는 않겠으나, 사실은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으로, 이번 사건은 김 지사가 여론조작에서 유죄라는 법정 판결로 끝나는 게 아니다”며 “여론조사에 관해 김 지사가 역할을 했던 체계, 배후 관계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