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설 민심을 두고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카드수수료 인하 등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일정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자평했다. 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야3당의 경우 정부여당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며 인식전환을 촉구에 나섰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설에는 명절 물가도 안정됐고, 카드수수료 인하와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 같은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일정한 효과를 발휘한 모습이었다”며 정부 정책의 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 설 민심 청취를 통해 경제 활력 제고와 민생입법에 대한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올 한 해 경제와 민생, 그리고 개혁의 길에 흔들림 없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가 이제 그만 싸우고,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는데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질책이자 준엄한 요구”라며 한국당의 2월 임시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한국당은 이같은 민주당의 낙관적 경기 인식을 ‘민심 불복’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제1 야당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연휴 내내 김경수 구하기에 올인 하더니 심지어 ‘경제도 괜찮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정말 민심을 몰라도 이렇게 모르느냐. 이것은 재판 불복, 헌법 불복에 이은 ‘민심 불복’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이번 연휴 기간 동안에 국민들께서 방금 원내대표가 말씀한 정부여당의 ‘민심 불복’ 행태를 보면서, 정말 명절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짜증나시고 화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설 연휴 기간에 제가 읽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민심’은 정말 경제실정, 위선정치, 독선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 그 실망을 넘어선 분노였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도 여당의 안일한 민생 인식을 무책임하다며 꼬집었다. 또한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국당을 향해서도 정쟁을 떠나 2월 임시국회를 통해 민심을 챙길 것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34차 원내정책회의에서 “이번 설 연휴동안 국민들에게 들은 것은 깊은 한숨이었다”며 “정부와 여당에서 터져 나온 권력형 비리 의혹사건들 때문에, 국민들이 경제 걱정보다는 정부여당 걱정을 먼저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 연휴를 앞두고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산업 활동 동향’을 언급하면서 “각종 경제지수가 보여주는 최악의 상황에도 청와대나 정부여당의 대응은 답답하기만 하다”며 “정부여당은 이제 경제의 무능을 넘어 무책임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경제무능과 무책임에 더해 민주정당으로서의 본분을 잃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것이 이번 설 연휴에서 표출된 설 민심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지나친 정쟁과 이슈몰이로 인하여 대선 불복 등 괜한 오해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회로 돌아와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정의당도 “정부에 대한 민심지표가 가히 적색경보 수준”이라며 정부와 여당에 보다 과감한 개혁을 주문했다.
정의당 이정미 원내대표도 “설 명절 기간, 다시 촛불 이전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국민의 위기의식을 확인했다”면서 “민생은 뒷전이고 허구한 날 정치파업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정부와 집권여당을 무너뜨리는 일을 업으로 삼는 자유한국당은 차라리 세비를 반납하라는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감한 개혁 대신 갈지자 행보로 우물쭈물하다가 기득권세력의 역공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과연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 등 다가오는 평화국면만으로 이 실망의 깊이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기득권 카르텔의 파상공세에 맞서 경제민주화에 기반한 소득주도성장의 비전을 지키고, 일하는 사람과 영세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민생개혁을 과감히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