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法 이어 윤한덕法도 나오나

임세원法 이어 윤한덕法도 나오나

여·야 4당, 故윤한덕 센터장 죽음 계기 국내 응급의료체계 대대적 개편 약속

기사승인 2019-02-08 18:12:41

일견 씁쓸한 결론이지만 누군가의 희생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2019년 새해의 태양을 보지 못한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건으로 진료실 안전에 대한 법과 제도,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개선 논의가 시작될 조짐이다. 음력 1월 1일인 ‘설’을 하루 앞둔 국립중앙의료원에서의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망사건이 계기가 됐다. 정치권은 앞 다투듯 빈소를 찾고, 국내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검토하고 재편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자유한국당은 故윤한덕 센터장의 평소 신념을 이어 그를 죽음으로 내몬 응급의료체계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을 통해 윤 센터장과 같이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영웅들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잘못된 제도와 규제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근무제의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적용이나,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거나 무시되는 의료계 등의 문제점을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8일 오전에 있었던 원내대책회의에서 “응급의료체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힘을 실었다.

박인숙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국당 간사는 의사 출신으로 임상현장의 열악한 근무현실을 지적하며 보건의료체계의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개편 필요성을 설파했다. 심지어 그는 문재인 케어와 부실한 응급의료체계, 만성적인 저수가 문제를 지적하며 “언제까지 부실한 의료체계를 대신해서 젊고 유능한 의사의 희생과 헌신에만 기대야 하는지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7일, “고인은 병원 내 응급센터 장비와 시설, 인력부족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묵묵히 애써왔고, 죽기 전까지 전국 각지의 재난응급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인이 못다 이룬 응급의료체계와 시스템 개선에 대한 고민, 그리고 신념을 자유한국당이 이어 받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당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또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8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응급환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고인과 같은 이들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의료 적정수가 책정과 관련 인력양성 등 응급의료체계 개편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마련에 필요한 입법과 예산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철 대변은 “권역외상센터 설립과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응급진료 정보망 시스템 구축 등 국내 응급의료의 토대를 다진 거인(巨人)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응급의료체계의 재정비와 지원 등 총체적 점검 및 개편, 대책 마련이 이어져야한다”며 필수 의료서비스인 응급의료를 저해하는 규제제거, 노동 강도를 줄일 인력수급체계 재점검 등을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수석최고위원은 25차 연석회의에서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제라도 훌륭한 의사 몇 명에 의지하고 가지 않도록 분명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한다”면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와 보다 확실한 지원책, 이송체계와 현장 지원에 필요한 물적·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엄정한 자기반성과 빠른 후속조치를 당부했다. 

윤영일 정책위의장도 응급의료체제의 전면적인 진단과 개편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학병원이나 지방병원 응급의료체계가 기본적으로 의료진, 수용시설 자체가 절대 열악하고 부족하다. 섬 지역은 큰 배와 작은 배로 갈아타길 3번은 해야 한다”며 소외지역의 닥터헬기 운영을 비롯해 응급체계의 현실을 바로알고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또한 구체적이진 않지만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장 이해찬 당대표가 6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센터장의 타계를 ‘순직’으로 표현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고, 남인순 최고위원이 응급의료체계의 실질적 개편을 위해 고인이 준비한 여러 안과 열정을 잊지 않고 계승해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을 받았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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