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수사를 비판해온 최인석(59) 울산지방법원장이 13일 퇴임식에서 "사법농단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구속돼 있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법원장은 "헌법에서 규정하는 신체의 자유와 무죄 추정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후배 판사들에게 당부한 뒤 "우리 사회가 양쪽으로 갈라져서 싸우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불구속 재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22년부터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조 경력이 10년 이상 돼야 해 법원의 고령화를 불러 올 것"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낸 뒤 "어쩌다 시험 하나를 잘 치러서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30년을 우려먹었고, 능력이나 인품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말로, 법원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퇴임 전날(12일) 법원내부망을 통해서는 "어떤 때는 괜찮은 판사로 불린 때도 있었지만, 이제 적폐가 되어 물러간다"는 뼈있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경남 사천 출신인 최 법원장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시 26회(연수원 16기)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그동안 창원지법 거창지원 지원장(1999년), 부산고법 부장판사(2016년), 제주지법 법원장(2017년)을 거쳐 지난해 2월13일 울산지법 법원장으로 취임했다.
최 법원장은 퇴임 후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할 예정이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