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시작으로 인터넷TV(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업체 간의 합종연횡에 탄력이 붙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케이블TV 2위 티브로드와 합병을 협의 중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유료방송 업체 간 M&A(인수합병)에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자 인수합병에 적극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2015년 당시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못해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3.83%가 된다.
IPTV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의 인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 CJ ENM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CJ헬로는 420만여명의 케이블TV 가입자, 78만여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79만여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점유율은 LG유플러스가 11.41%, CJ헬로가 13.02%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합산 점유율 24.43%로 LG유플러스는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공정위 허가를 받아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매물은 딜라이브와 현대HCN만 남게 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었던 딜라이브 인수전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딜라이브 인수를 놓고 다양한 방향의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우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딜라이브 인수에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는 KT로,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30.86%다. 만약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 딜라이브(6.45%)를 모두 인수하면 30.28%로 KT의 뒤를 바짝 쫓게 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는 딜라이브까지 인수하면 30.88%의 점유율을 가지게 된다. KT를 넘어 1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합산규제가 일몰된 만큼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로 제한한 법이다. 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한 KT를 견제하기 위해 2015년 6월 도입됐으며, 지난해 6월 일몰됐다.
또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도 외부 행사를 통해 KT와 SK텔레콤의 인수 검토가 상당 부분 진척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는 상황에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몸집을 키우기 위해 M&A 선택하는 것”이라며 “합산규제가 일몰돼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 만큼 KT도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다분하다. 시나리오는 다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45%의 점유율임에도 차지하는 기업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딜라이브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모든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