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우리 아이만 감기에 잘 걸리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보통 정상 소아들은 6세 이전에 평균 6~8회 감기에 걸린다. 이렇게 감기에 걸리고 나아지는 과정에서 면역시스템이 훈련되고 성장되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것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그러나 1~2주 이내에 다 나아야 할 감기가 낫질 않고 일 년 내내 달고 지내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잦은 항생제 사용은 내성 등 여러 부작용을 야기하기 때문에 치료법 선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은 ▲저체중, 식사 불균형 등으로 면역력이 유난히 낮은 경우 ▲비부비동, 이관, 편도 등이 해부학적으로 더 취약한 경우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등이 흔하다. 일반 감기에 축농증이나 중이염 등 합병증이 생긴 경우가 많으며,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항생제는 감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약제이므로 축농증이 의심되는 누런 콧물, 중이염 등이 있을 때 임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설사, 구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장내의 이로운 균도 함께 없애고 내성을 생기게 할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7년 유소아 급성 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상반기에 전국 의료기관에서 유소아 급성 중이염에 항생제를 처방한 비율은 82.3%로 집계됐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의 경우 급성 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40~70%인 것에 비하면 꽤 높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일본 의사들은 감기, 중이염, 축농증 등의 상기도감염증에 80% 이상 한약을 투여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일본 중이염 가이드라인에서도 한약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김민희 강동경희대학교한병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교수는 “그간 한약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효과, 침치료 이후 축농증 증상이 개선된 연구, 축농증 환자에게 한약 투여 시 항생제 투여군과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나타낸 연구 등이 해외학술지에 발표되면서 한방치료의 근거가 많이 밝혀졌다”며 “이같은 효과를 근거로 감기에 대한 한방치료가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침과 뜸치료는 알레르기를 낮추고 자율신경균형을 맞춰주는 효과가 있어 많이 시행된다. 한약의 경우 감기에 은교산, 갈근탕, 삼소음, 중이염에 형개연교탕, 만형자산, 축농증에 방풍통성산, 선방활명음, 비염에 형개연교탕, 소청룡탕, 보중익기탕 등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한방치료는 증상을 개선시키고 향후 재발률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면서 “한번 감기에 걸리면 잘 낫지 않는 아이, 항생제 사용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한의원에 내원해 치료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