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문진표·당뇨수첩 대신 '톡' 보내세요

만성질환자, 문진표·당뇨수첩 대신 '톡' 보내세요

기사승인 2019-02-20 12:14:50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만성질환자를 관리하는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됐다. 기존의 스마트폰 헬스케어 앱이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해주는 수동적 역할이거나 생활습관을 단순히 기록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이번에 개발된 챗봇은 능동적인 대화로 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김양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와이즈넛은 ‘만성질환자를 위한 챗봇’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만성질환은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고, 환자 본인의 생활습관 관리가 병의 진행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 만성질환자의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만성질환으로 신규 진단받는 환자의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 그만큼 만성질환을 가지고 생활하는 인구가 많아지고, 또 만성질환자들의 기대여명도 길어져, 만성질환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챗봇은 치료 전 문진부터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 딱딱하고 어려웠던 문진표를 자연스러운 대화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는 기간에는 환자가 병원외부에서 처방을 준수하는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지 등의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환자는 챗봇과 대화하며 생활습관과 운동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고, 챗봇은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와 활동을 요약하여 환자 및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환자는 특별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챗봇이 보내는 질문에 답변만 하면 건강관리상태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챗봇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건강 상태의 요약 정보를 받아볼 수 있어 스스로가 성취감을 얻고 계속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심리적 지원을 얻을 수 있다.

만성질환자의 대부분이 적어도 한 달에서 많게는 수개월의 치료 간격을 통해 의사와 만나는데, 특히 최근 만성질환이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을 바꾸었을 때의 생활습관을 포함한 복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자의 경우, 챗봇을 통해 스스로 생활습관을 관리한다면 만성질환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챗봇은 주단위에서 월 단위로 환자의 생활습관 정보를 요약해 의료진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환자 뿐만 아니라 진료 시 의료진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생활습관이 질병관리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어 환자의 기억이나 말에 의존해 생활습관을 파악하는 데에서 한 걸음 더 객관적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챗봇의 문진 기능은 초진 및 재진시에 활용할 수 있다. 비슷한 문진을 통해 소요되는 시간을 아껴 실질적인 진료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극대화 시킬 수도 있다. 환자도 자신의 생활습관에 대해 정보를 얻은 후 의료진을 만나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이해도와 치료 순응도를 높여 진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챗봇은 기존 상용 메신저 앱을 통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친숙한 메신저 앱에 탑재돼 이용자들의 접근을 편리하게 하고 활용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와의 연동으로 장기간 건강관리 상태의 객관적 검토가 가능하게 해 신뢰성을 높였다.

김양현 교수는 “챗봇 개발로 지금껏 기억에 의존해 생활습관을 파악하는 것에서 벗어나 환자 스스로도 생활습관 관리에 힘쓰게 되고, 객관적 정보를 통해 진료시간에 좀 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상담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되는 임상연구를 통해 챗봇의 만성질환 관리 효과를 밝힐 수 있다면, 만성질환자의 건강향상으로 의료비 절감 및 보험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국가전반의 의료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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