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과 이자는 그동안 뗄 수 없는 관계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무이자, 무담보, 무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있다. 착한대출로 알려진 ㈔더불어사는사람들(더불어)은 ‘사랑과 실천’을 기치로 어려운 상황의 사람들의 사연만 듣고 7년째 돈을을 빌려주고 있는 사회적 금융단체이다.
더불어의 이용자는 주로 분유값이 없어 울고 있는 한 아이의 어머니, 병원비가 없어 아픔을 참고 있는 당뇨병 아주머니, 고시원 월세가 두 달째 밀린 한 가정의 가장 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다. 처음 대출을 시작할 때 “얼마 못 갈 것이다”, “금방 망하겠네” 등 차가운 주변의 반응은 더불어가 지난 7년 동안 7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고, 회수율이 85%를 넘어가면서 점차 변화해 나가고 있다.
다만 후원을 통해 한정된 재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대출이 거부될 때도 있다. 더불어를 이끄는 이창호 대표는 “돈이 부족해서 다는 (대출을) 못해주고 하루에 신규 대출은 건당 30~100만원씩 2건 내외로 지원하고 있다”며 “대출을 다 못해줄 때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다 보니 더불어의 착한대출은 신청자의 고민해결을 위해 다양한 다른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신청자가 거주하는 지역 병원이나 동사무소, 종합복지관과 연계를 통해 고민해결에 나서는 것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방배동에 거주하는 한 아주머니가 대출을 부탁한 적이 있다. 30만원의 대출을 받아 병원에 가고 싶다는 사연이다. 전화를 받은 이 대표는 대출에 앞서 신청자의 거주지역 병원에 직접 연락해 치료를 부탁하고 지역 복지단체의 후원을 요청했다. 또 자녀의 안경 문제로 대출을 연락한 어머니에게는 안경협회를 통해 지역 안경원의 지원을 끌어냈으며, 머리 때문에 일자리를 못 구하는 여성에게는 가발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다른 곳에서 지원을 받으면 대출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며 “지역 복지단체와 많이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동사무소에서 부탁이 오는 경우도 있다. 동사무소에서 지역 주민에게 소액대출을 부탁하는 전화가 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는 여기서 한 발 더나가 서민금융연구원 산하 서민금융주치의협동조합과 연계해 신청자들에게 종합상담도 제공할 계획이다. 대출 신청자의 자립을 위해 신청자 자신의 노력은 물론 주변에서의 조언 역시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운동선수는 코치가 있고, 부자는 자산관리자가 있지만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조언해 줄 사람이 없다”며 “그동안 가계부만 작성하게 했는데 이제는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더불어의 역할을 ‘대안금융’으로 평가했다. 정부의 서민금융지원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는 이들을 민간 영역의 대안금융이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 상황을 “역부족”이라고 짧게 평가하며, 대안금융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의 착한대출이 7년 동안 해온 기록을 바탕으로 정부가 대안금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머리를 맞대 시범사업으로라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창호 대표는 더불어가 지난 7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인 얼굴 없는 천사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후원자들이 없었다면 더불어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전화와 문자조차 받지 않는 많은 숨은 후원자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