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해 국내 상장 생명보험사(자기자본 2조 이상)의 실적 및 주가는 하향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는 증권계열을 제외하고 손해보험, 생명보험 모두 순이익이 급락했다.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전체 실적은 전년 보다 늘어났으나 4분기 어닝쇼크를 맞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올해 실적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생명보험업종의 목표주가를 대부분 하향조정하고 있어 향후 주가 상승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보험주의 배신②] 삼성생명 주가 내리막길…대주주 삼성물산 ‘전전긍긍’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은 최근 금융감독원과 대립, 4분기 실적 쇼크, 주가 급락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이 기업의 대주주이자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CFO출신인 재무통 현성철 사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주가(이달 20일 종가기준)는 9만1000원으로 1년 전(12만1500원) 대비 25.10% 하락했다. 이는 상장 보험사 가운데 한화생명(-35.12), 오렌지라이프(-34.64%), 동양생명(-33.28%)에 이어 주가가 가장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에 영향을 미쳤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년과 달리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주가하락으로 인한 삼성증권과 삼성카드의 손상차손 3300억원이 반영되며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삼성생명의 사실상 최대주주 삼성물산(19.34%)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17.08% 지분을 쥐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지만 지난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에 대해 약 1조0523억1400만원(금융감독원 공시 기준)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냈다. 삼성생명에 대한 장부가액도 3조7643억원으로 2017년(4조8166억원) 대비 21.84% 감소했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주가와 실적은 향후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생명의 목표주가는 현재(이달 20일 기준) 10만9571원으로 1년 전(16만4500원) 대비 33.39% 하락한 상태다. 즉 갈수록 주가 상승 여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게다가 에프엔가이드에 전망한 올해 추정 순이익도 1조4615억원으로 지난해 실적(1조7364억원) 대비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개별 실적이 감소한 것은 일반적으로 생보사들이 파는 변액보험이 있다. 변액보험은 고객을 돈을 굴려 운용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증시 하락으로 많은 기업들이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따른 준비금을 쌓으면서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실적 부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상법 문제로)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통해 이익(약 7000억원)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실적 추정치는 그런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초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 현성철 사장이 취임했으나 주가 하락은 이어지고 있고, 실적 반등도 안갯속인 상황이다. 게다가 즉시연금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올해 시행될 종합감사에 1순위 타킷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재무통이자 금융통인 현성철 사장으로서는 악재가 겹친 셈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