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버닝썬 사태’라 이름 붙여야 할 것 같다.
클럽 가드와 손님간 폭력 시비로 시작된 버닝썬 사건은 마약 사건을 거쳐 경찰과의 유착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해당 클럽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클럽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만연한 성폭력이 유흥과 결합된 퇴폐 문화를 그만 끝내자는 움직임이 여성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클럽 내 강간문화 근절을 외치는 페미니스트들’은 8일 여성의날을 맞아 ‘Burning, Warning’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 강남 일대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범죄 사각지대로 지목된 클럽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폭력을 유흥으로 소비하는 ‘강간문화’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하는 단체는 ▲녹색당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불꽃페미액션 ▲찍는페미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두잉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행동하는이화인 등 6개. 이들은 전국의 클럽내 성폭력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유흥업계와 경찰 간의 유착에 대해 검찰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버닝썬 사건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클럽이 이미 강간문화의 온상이 된 지 오래이며, 입장료 차별로 유치한 여성고객을 남성고객에게 제공하고 동의 없는 신체접촉, 성폭력, 외모차별을 묵인해온 ‘치외법권’임이 각종 폭로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클럽문화에 뿌리 깊게 내재되어 있는 여성착취를 끝내고 강간문화를 규탄한다”면서 ▲전국 클럽 내 성폭력, 약물 강간 및 경찰과의 유착 여부 전수 조사 ▲제3의 독립기관 수사권을 보장해 진상 조사 ▲클럽 내외부 CCTV 의무 설치 ▲소위 ‘물뽕’ 등의 약물 구매자 및 판매자 엄벌 ▲미디어의 강간약물 사용을 일탈적 유흥으로 축소·재생산 금지 등을 요구했다.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의 우즈 서윤 활동가는 “클럽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범죄 피해자가 된다”며 “이른바 ‘물뽕’에 피해를 당해도 피해자들은 술때문인지 약물 때문인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물뽕’은 약물 검사에서도 잘 검출이 되지 않아 범죄에 계속 악용돼왔다. 클럽내 약물과 성폭력 등에 대한 명확한 제재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윤 활동가는 “클럽 내 약물 문제는 오랜 기간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수사당국은 이를 검출하거나 찾아낼 뚜렷한 방법을 간구하지 못했다”며 “특히 ‘물뽕’과 관련해 검경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아울러 “경찰과 클럽 등 유착업소 사이의 유착 관계에 대해 투명한 수사가 이뤄지려면 여성가족부와 여성단체들이 수사 과정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