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에 독립 못 한 자식들까지…“노후 준비는 언제 하나”

노부모에 독립 못 한 자식들까지…“노후 준비는 언제 하나”

이중부양하는 중‧장년층 노인빈곤층 전락 가능성 높아

기사승인 2019-03-12 05:00:00

성인 자녀와 노부모에 대한 이중부양 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높은 이른바 ‘낀 세대’의 노후가 불안하다. 중‧장년층 가족의 이중부양 부담은 가족 갈등을 초래하고, 경제적 취약으로 빈곤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사회적 지원 체계는 미흡하고, 이들의 욕구를 반영한 정책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연구위원은 ‘중·장년층 가족의 이중부양 부담 구조 변화와 대응방안 연구’를 11일 발표하고, 중‧장년층 가족의 균형 있는 가족부양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만 45~64세의 중‧장년층은 청년 세대나 노인 세대와 달리 전통적 부양 의식의 유지와 새로운 생활양식의 수용이라는 두 가지 모순적인 압박 상황에 노출돼 있다. 특히 성인자녀들이 성인기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의존해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들의 노후 준비까지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이 통계청 자료 및 고령화연구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장년층이 이중부양을 수행하는 비율은 2008년 약 35%에서 2016년 42%로 증가했다. 특히 55~64세 연령층의 이중부양 증가폭이 45~54세 연령층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이들이 미혼의 성인자녀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를 보면, 아직은 현금지원이 현물지원보다 높았으나 점차 현금지원이 감소하고 현물지원이 증가했다. 이에 비해 노부모에게 지원한 수준은 현금지원이 과반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부모가 중‧장년층에게 지원한 비율은 일관되게 낮은 분포를 보였다. 중‧장년층과 피부양자 간에 주고받은 현금 수준을 보면, 2008년 중‧장년층이 피부양자에게 지원한 평균 금액(91만 6100원)은 피부양자로부터 받은 평균 금액(36만 4300원)보다 2.5배 높았다. 그러나 2016년에는 중‧장년층이 지원한 금액 103만 8100원, 피부양자에게 받은 금액 29만 3800원으로 나타나 9년간 중‧장년층이 지원한 평균 금액과 받은 평균 금액의 차이는 1.4배까지 벌어졌다.

중·장년층의 특징을 살펴보면, 교육수준은 향상되고 있지만 서비스 노동에 집중돼 있는 노동 구조를 가지고 있고, 주거 환경도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중부양 부담이 배가돼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연구에 따르면 대졸 비율은 2000년에서 201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직장 유형은 사무‧서비스‧판매직 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거 소유는 2000년 자가 비율이 약 72%였는데, 2015년 61%로 감소했다. 전제도 같은 기간 약 16%에서 13%로 소폭 감소했으며, 월세 등은 약 12%에서 26%로 증가했다.

게다가 이중부양 이후 부양자 간의 갈등, 부양자와 피부양자 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가정생활이 달라졌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을 차지했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중‧장년층 가족의 지속적인 이중부양 부담 구조는 빈곤과 해체를 야기해 많은 사회적 비용 부담을 초래할 것이다”라며 “이들 가족의 지속가능한 유지 발전을 위해 공적 주체와 사적 주체 간 균형 있는 가족부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특히 이중부양 부담 해소를 위해서는 부양 대상과 부양 유형에 따라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이들의 경제적 자원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참여를 지원하고, 성인자녀의 부모 의존 시기가 단축될 수 있도록 취업 및 결혼 등의 공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노부모 부양 환경의 세대 간 갈등은 사회적 위험을 야기하기 때문에 노인 부양의 공적 기반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