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대신 한약으로 감기 치료하는 日

항생제 대신 한약으로 감기 치료하는 日

내과의사의 88.8% 및 소아과의사 68.1%가 한약 사용, 가이드라인에도 명시

기사승인 2019-03-13 04:00:00

밤낮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이때 축농증이나 중이염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지면 누런 콧물과 코막힘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일 년간 이런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만성으로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연간 약물치료 일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일본에서는 항생제의 내성 등 문제로 인해 한약 처방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고에 따르면 일본 전문의 대상 설문연구 결과, 내과의사의 88.8% 및 소아과의사 68.1%가 환자 치료 시 한약(Kampo medicine)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약 효과 만족도 질문에서는 의사 43.5%, 환자 49.1%가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일본 소아급성중이염치료 가이드라인에는 십전대보탕에 대해 B등급(행하는 것을 권고함)의 권고가 명시됐으며, 알레르기비염에 대해서도 소청룡탕, 영감강미신하인탕, 월비가출탕, 계마각반탕 등에 A등급(행하는 것을 강력하게 권고함) 또는 B등급이 내려졌다.   

김민희 강동경희대학교한병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교수는 “항생제는 감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약물이다. 그러나 여러 부작용이 있어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하고, 특히 어린이에게는 더욱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은 많은 질환 가이드라인에서 발표돼 왔다”며 “단기간으로는 설사, 구토, 복통 등의 소화기계 증상이 유발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일반 항생제로 잘 없어지지 않는 내성균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장내미생물군이 인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이 장내미생물 군락 형성은 만 3세 이전에 많이 이뤄진다”며 “이 시기의 과다한 항생제 사용은 이후 알레르기 질환, 비만 등의 유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어 항생제 사용이 장기화되거나 반복되면 이를 줄일 수 있는 다른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약의 효과를 다룬 연구 등이 해외학술지에 발표되면서 해외에서는 이를 근거로 감기에 대한 한방치료를 시행한다.

2014년 발표된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마황탕이 인플루엔자 초기 감염상태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으며, 지난해에는 대황감초탕이 마황탕보다 더 뛰어난 억제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 국내에서 진행한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17명 대상 5주간 침치료 시행 결과, 콧물과 코막힘 등의 비염증상 및 증상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감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 종료 후에도 3주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53명을 한약과 항생제 투여군으로 나누어 치료한 연구 결과에서도 증상 점수, 비내시경 소견, 세균배양 등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한약이 항생제 못지않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시사됐다.

김민희 교수는 “감기는 약 먹으면 7일 걸려 낫고, 안 먹으면 1주 걸려 낫는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감기는 잘 쉬는 것만으로도 금방 낫는다”면서 “문제는 축농증, 비염의 악화,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다. 한방치료는 증상을 개선시키고 향후 재발률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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