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식품의 기능성 규제 혁신을 통한 식품산업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수단 규제 그레이존을 해소해 교통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는 지난 3월 14일과 15일 양일간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소재 교원그룹 가평비전센터에서 ‘제5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개최하고, 개인형 이동수단 확산에 따른 규제 그레이존 해소 및 식품의 기능성 표시 규제 혁신을 통한 식품산업 활성화 방안 등 2개 의제에 대해 집중토론을 진행했다.
4차위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에 대한 기능성 표시 규제의 합리적인 원칙을 확보해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고, 식품업계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식품의 기능성 규제 혁신을 통한 식품산업 활성화’ 방안을 의제로 선정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법 상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원료 인정기준, 생산‧판매 조건 등 요건이 엄격한 반면, 일반식품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검증체계가 미비해 양 제도 간 규제의 일관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권오란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농림축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기능식품업계, 일반식품업계, 한국소비자원, 한국식품연구원, 학계‧협회 등 이해관계자는 식품의 기능성 표시 규제혁신과 관련해 2개의 쟁점을 도출했다.
우선 과학적 근거가 일정수준 이상 확보된 식품에 대해 섭취에 따른 건강상의 효과 등을 표시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으로, 과학적 근거가 일정수준 이상 확보되면 일반식품에 대해서도 건강상의 효과 등을 표시할 수 있는 제도가 법제화됐음을 확인했다.
또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건강증진 및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나아가 식품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효과적인 시행 방안을 만들어나가자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
토론자들은 식품의 과학적 판단 근거에 관해, 코덱스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내용을 하위 규정에 명확히 하기로 합의했다.
또 “건강상의 효과 등”의미는 신체조직 및 기능의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구체적인 내용은 민관공동TF(식약처, 농식품부, 식품기업, 소비자 등)를 구성해 6개월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 인정방법, 생산·판매 기준 개선을 통해 새로운 원료 신규시장 진입 및 생산, 소비자 접근성 확대 필요성도 제시했다.
기능성 원료 인정 단계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SR(Systematic Review)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유연한 평가 기법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기능성 원료 인정 심사에 관한 내규를 보완하기로도 했다.
생산지역의 기후 여건 등에 따라 기능(지표)성분 함량의 변화가 큰 기능성 원료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확보 및 품질관리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함량의 상한치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품질, 안전성 및 기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미한 제조공정 변경 시에는 변경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수입관리 단계에서는 품질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내 건강기능 식품에 대해 우수 제조기준(GMP) 의무화 적용 시기에 맞추어 수입 건강기능 식품도 우수 제조 기준(GMP) 적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선택권 확보하고 신기술 발전에 따라 개인 맞춤형 제품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분금지 규제(조합, 분할)의 완화 등 시행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능성 작용기전(MOA)을 광고할 때에는 식약처 기능성 원료 심사결과보고서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개인형 이동수단 확산에 따른 규제 그레이존 해소’ 관련 의제는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국가기술표준원 및 도로교통공단, 관련 산업계, 시민단체 및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토론을 진행했다.
현재 새로운 기술발전에 따라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의 도입 및 활용이 확산되고 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해 불법운행과 사고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토론자들은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여 다양한 이동수단을 활성화 하고, 탑승자 및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해커톤 의제로 선정했다.
토론자들은 개인형 이동수단과 관련하여 안전확보, 운전면허 규제 완화 등 6개의 쟁점을 도출해 논의했다.
먼저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의 안전 확보와 유관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인형 이동수단(전동킥보드 등)의 25km/h를 조건으로 자전거 도로 주행 허용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개인형 이동수단의 운전면허 규제 완화도 논의했다. 개인형 이동수단은 전기자전거에 준하는 수준에서 운전면허를 면제하기로 했고, 다만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 어린이 및 청소년 등에 대한 교육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
또 개인형 이동수단이 확산되고 있으나 사고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형 이동수단의 제품안전성 외에 주행안전성에 기준을 마련하는데 동의했다.
이와 관련, 주행안전기준은 국토교통부에서 빠른 시일 내에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기자전거의 차도 속도제한에 대해서는 필요시 물류 관련 모빌리티 수단에 대해 별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전동킥보드’의 거치 공간 확보 방안도 논의했다. 행정안전부는 공유자전거 기업의 지자체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공존 방안과 관련, ▲개인형 이동수단의 도로공유 실현을 위한 교통문화 정착 ▲신도시 개발시, 개인형 이동수단 전용도로 포함하는 시범사업 ▲개인형 이동수단 정부보조금 제공 등 다양한 의견도 제기됐다.
4차위는 이번 해커톤에서 도출된 ‘규제․제도혁신 합의안’이 실제 제도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및 국회의 규제개선 절차와 연계해 관계부처가 이행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하고, 이행경과를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장병규 4차위 위원장은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나타나는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규제 그레이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