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규제와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PB 상품들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유통 업체는 ‘수익성’과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PB 상품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선글라스 PB 브랜드 '뷰'를 통해 PB 안경을 출시했다. 안경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면세점과 전국 50개 유명 안경 소매점에도 유통될 예정이다. 뷰의 안경 및 선글라스 전 제품은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다른 국내 브랜드와 달리 100% 대구에서 생산된다.
국내 안경 산업의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가격도 낮춰 기성 브랜드의 80~90% 수준인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초반대의 합리적 가격에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이처럼 다양한 ‘PB 영역’을 확보에 칼을 빼들었다. 2005년 첫 PB인 수입 여성 의류 ‘엘리든’ 브랜드를 선보인 이후로 해외 명품, 여성 패션의류, 남성 패션의류뿐 아니라 니트 전문 PB인 UNIT(유닛), 청바지 전문 PB인 ETTOL(에토르)를 비롯 리빙 전문 PB인 TOPS MAISON(탑스 메종)까지 확장 중이다.
현대와 신세계도 PB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9월 여성복 PB ‘슬로우 이너프’를 선보였다.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프리미엄 니트웨어 제품이지만 소재를 미리 사들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절감하고 있다. 백화점 PB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델라라나’와 다이아몬드 브랜드 ‘아디르’를 론칭하고 직접 생산까지 하고 있다.
백화점들이 PB 확대에 나서는 것은 타사에 없는 PB 제품을 통해 경쟁력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품 기획과 제작을 직접 하는 PB는 출시 전 고객 성향을 미리 파악해,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PB 열풍이 먼저 일었던 대형마트는 이제 품질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 단순히 PB의 품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필수가전으로 급부상한 '에어프라이어'를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선보였다. 에어프라이어 열풍을 선도했던 이마트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롯데하이마트는 PB 제품 ‘하이메이드’ 에어프라이어(HAF-BK550B)를 전국 460여개 롯데하이마트 매장과 롯데하이마트쇼핑몰에 출시했다.
색상은 블랙 한 가지로 가격은 9만9000원이다. 롯데하이마트는 ‘하이메이드’ 에어프라이어 론칭을 기념해 이달 말까지 8만95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앞서 이마트 이트레이더스도 지난주 서울 1호점인 월계점을 오픈하면서 간판 상품인 에어프라이어의 7.2리터 대용량 신제품인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X'를 8만9000원에 내놓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부터 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PB 제품이 나타남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면서 “PB 사업은 신규 고객을 창출해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로 유통업의 '본질'인 상품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