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KBS1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지를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 교수는 지난 16일 방송한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자기들의 일종의 퍼핏(puppet·꼭두각시), 괴리”라며 “(이 전 대통령을) 당연히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련이야말로 한국을 분할 점령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미국이 분할 점령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 소련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독립시키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었다”,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탁통치에 찬성했으면 분단도 없었을 것”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김 교수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제작진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영방송의 덕목인 공공성, 공정성, 객관성, 균형감을 KBS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보수 성향 소수 노조인 KBS 공영노동조합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 “공영방송에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부적절하고 위험한 내용이 여과 없이 방송됐다”며 “KBS의 자정 기능은 죽은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심의규정이나 제작 가이드라인에 게이트키핑이 작동하는 것인가”라며 “당장 김 씨를 퇴출하고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KBS는 “김 교수가 이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일성 역시 ‘괴뢰’라고 비판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섰다.
KBS는 이날 낸 공식입장에서 김 교수의 발언에 대해 “방청객 질문 과정에서 4·19혁명으로 퇴진한 이 전 대통령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묘지에 안장된 것이 적절하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김 교수가 부적절하다고 답변하면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하며 “또 다른 진행자인 배우 유아인은 ‘굳이 묘를 이장할 필요가 있느냐. 역사적 사실로, 교훈으로 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강연과 방청객 질의, 답변, 토론 형식으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고 시청자에게 평가를 맡기는 형식으로 진행한다”며 “표현이 거칠 수 있지만 이번 경우에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으로 유아인의 반론도 소개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