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밤, 서커스 천막을 몰래 들추듯 들어서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대관람차와 회전목마는 쉴 새 없이 움직였고, 화려한 음악과 조명, 눈길을 잡아끄는 영상이 눈과 귀를 자극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이어 음악·춤·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루나 카니발’ 공연이 진행되자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아이의 순수와 어른의 동심을 자극하는 이곳은 놀이공원이나 서커스장이 아니다. 패밀리 테마파크 ‘원더박스’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내에 위치해 이달 31일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콘셉트는 ‘밤의 유원지’로 잡았다. 지상 2층 규모로 면적은 약 1200평이다. 복합리조트 내에 실내형 테마마크가 들어선 것은 국내 최초다.
마치 유럽풍의 서커스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몽환적 분위기와 미스터리함은 보는 이들을 시종일관 압도한다. 이를 위해 미디어 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띠였다. 특히 이곳의 ‘미디어 파사드’에서는 콘텐츠에 따라 영상, 음악, 조명이 자유롭게 변하며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를 담아내 어린 시절 동화적 감성을 자극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놀이기구들은 꼭 타봐야 한다. 스포츠 놀이기구 ‘스카이트레일’, 360도 회전형 ‘메가믹스’, 페달을 밟으면 곤돌라가 상승하는 ‘매직바이크’ 등을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체험을 위해 타본 일부 기자들도 동심으로 돌아 간 듯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총 10종의 놀이기구와 가족이 함께 즐기는 카니말 이벤트 9종이 자리했다.
놀이기구가 지겨워졌다면, 1층에 마련된 초콜릿 스트리트와 원더 푸드트럭 등의 공간에서 잠시 쉬며 허기를 달래도 좋다. 특히 초콜릿 스트리트는 ‘2014년 산 펠리그리노 아시아 50 베스트’에서 최고 패스트리 쉐프로 선정된 파티시에 ‘제니스 웡(Janice Wong)’이 이곳에 싱가포르, 도쿄, 마카오에 이어 국내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아트테인먼트 아이덴티티 콘셉트의 독특한 건축 디자인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네덜란드 건축·도시 설계회사 ‘MVRDV’의 위니 마스(WINY MAAS)가 ‘축제’와 ‘조화’를 메인 콘셉트로 외관을 설계했다.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가장 신나는 공간임을 드러냄과 동시에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의 시각적 효과도 고려했다고 한다.
우치지마 타카시 라이프스타일 사업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의 결합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원더박스는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파라다이스시티를 어필하는 또 하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반적으로 파라다이스시티 내의 테마파크로 생각하면 부족할 것이 없었다. 파라다이스시티 투숙을 전제한다면, 가족 고객에 있어 매력적 명소로 자리 잡을 듯 보였다. 하지만 이는 곳 '원더박스'의 강점이면서 약점이 아닐까 싶었다. 위치와 교통, 가격 등을 고려하면, 원더박스 방문만을 목적에 두고 이곳을 찾을 가족이 과연 많을지는 살짝 미지수로 보였다.
한편 파라다이스시티는 이번 원더박스 개장을 통해 1단계 사업을 마무리 짓고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안창완 파라다이스세가사미 COO 부사장은 “상하이, 도쿄, 오사카 등 테마파크 산업을 주도하는 아시아에서 원더박스가 전 세계 관광객을 모객 할 수 있는 스페이스 마케팅 전략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